비비안, 장기 적자에 영업외부담 누적…유상증자가 구원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5.12 10:54

이자비용 등 과도한 영업외비용 '수익성 발목'

회복보다 회수 먼저…부실채권 예상 70% 육박

연명 처방약 유상증자, 관건은 '실제 자금 유입'

새 최대주주 '평판 리스크'發 저PBR 개선?

사진=비비안

▲사진=비비안

패션·란제리 업체 비비안이 유상증자를 통해 숨통을 트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쌓인 재무 구조 불안은 단순한 유동성 수혈만으로는 해소되기 어려운 수준이다. 영업외비용 누적과 자산건전성 저하로 인한 구조적 손실 기조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비안은 12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방식은 일반공모로 진행되며, 예정 발행가액은 보통주 1주당 723원에 1790만주가 신규 발행될 예정이다.


신주발행가액은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의 발행가액 산정 방식을 준용, 25%의 할인율을 적용한 가액으로 산정했다. 비비안은 가액이 액면가액 이하일 경우 액면가액(500원)을 발행가액으로 정할 계획이다.



비비안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운영(98억원), 채무상환(28억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신주 납입일은 내달 10일이다.


영업이익은 나지만 이자 갚기도 벅찬 수준

비비안의 이자보상배율은 2년 연속 1배 미만을 밑돌고 있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다. 비비안은 지난해 연결 기준 16억8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자보상배율은 0.26배에 그쳤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일반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간주되며, 3년 연속 1배 미만일 경우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낮은 수준이긴 해도 영업이익은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손익 적자는 최근 3년간 이어졌다. 재무안정성 악화로 인한 이자비용, 기타채권 대손상각비, 금융자산 평가·처분손실 등 영업외비용이 이익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비비안 측은 “영업외비용이 향후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당사 및 관계회사의 영업환경 개선으로 인한 수익이 증가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곳간보다 시장 신뢰가 더 문제…최대주주 변경 '기대→실망'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도 부담이다. 비비안의 지난해 말 현재 연결 채권총액은 229억원인데, 이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비율을 69%로 잡았다. 실제로 이 비율만큼 회수불능이 되면 비비안은 16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손실 처리해야 한다.


이에 대해 비비안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해 신규로 발생한 채권에 대해 대손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기존에 계상하고 있는 채권 잔액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대손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거래처 신용도 등을 더 면밀히 검토해 대손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거래처에 대해서만 채권이 발생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할 계획이라는 방침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비비안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배 수준으로, 자본총계가 12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시가총액은 250억원에 불과하다"며 “PBR이 바닥을 기는 상황 자체가 그간 누적된 평판 리스크를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연초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기업가치 제고 등 기대감도 형성됐었다"며 “하지만 별다른 자금 유입도 없고, 유상증자 역시 최대주주 참여 없이 일반공모로만 진행되면서 실망만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2월 비비안의 최대주주가 광림에서 쌍방울로 변경됐다. 쌍방울은 광림이 보유했던 비비안의 114만6340주를 장외에서 매수, 기존 보유분 401만384주에 더해 총 515만6724주(17.31%)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에 앞선 지난 1월에는 쌍방울의 최대주주도 광림에서 세계프라임개발로 바뀌었다. 세계프라임개발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회장이 지분 40%를 보유한 부동산 임대 회사다.



장하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