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돌파구 없었던 미·러 세번째 통화…트럼프 “물러날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5.20 12:56
Trump Putin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세 번째 전화통화를 가졌지만 종전 협상의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중재자 역할마저 물러날 가능성도 시사하자 국제사회의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두 시간 전화 통화를 마쳤다"며 “대화의 톤과 정신이 훌륭했다. (통화가) 매우 잘 됐다고 믿는다"고 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휴전과, 더 중요한 전쟁 종식을 향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며 “그것을 위한 조건들은 두 나라들이 협상할 것이고 두 나라만 (협상이) 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종전 이후 러시아와의 대규모 무역, 우크라이나의 재건 등 장밋빛 미래만 거론했고 휴전 및 종전 협상을 압박하기 위한 대(對)러시아 제재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종식을 위한 중재 노력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무엇인가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는 물러설 것이고 그들(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은 계속 (전쟁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며 “이것은 유럽의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 노력에 '한계선'(레드라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선(線)은 있다고 말하겠다"고 답한 뒤 “나는 그 선이 무엇인지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하면 협상이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규 무기 공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어느 쪽도 할 의향이 분명히 없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는 지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협상이 '빈손'으로 끝난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탄불 회담을 성사시켰던 것처럼 재차 힘을 발휘해 주길 바랬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압박하기보단 근거 없는 낙관론만 설파했다.


푸틴 대통령이 통화 후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것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한 데서도 이날 대화가 러시아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음이 드러난다.


이에 이번 통화를 계기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인 독일 마샬 펀드(GMF)의 크리스틴 버지나 이사는 “푸틴과 그의 군대가 시간을 더 버는 방향으로 장기적인 시나리오로 되돌아간 것 같다"며 “푸틴은 더 많은 기회를 얻었고 휴전과 종전 협상은 점점 더 멀어 보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알렉스 코크차로브는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가 훌륭하다고 평가했지만 돌파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이번 통화가 크렘린궁의 태도 전환을 나타내는 신호인지, 러시아가 회담을 지연시키면서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기 위한 노력을 의미하는지 불확실하지만 전자의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유럽 등 서방에서는 미국 정부를 향한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럽 관리들은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노력에서 물러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제재를 가하지 않음과 동시에 자신이 제안했던 휴전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바티칸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회담을 개최하는 것에 대해 “훌륭한 생각"이라며 “추가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고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인 출신으로는 처음 교황이 된 레오 14세가 바티칸을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회담 장소로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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