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R&D 지적재산화 집중···실력 쌓아 ‘특허 소송 방패’ 만든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5.22 15:12

전세계 보유 특서 27만618건···전년 比 2만여건 늘려

넷리스트 또 딴지···글로벌 특허 분쟁 대비 ‘철저’

R&D ‘올인’ 1분기에만 9조원 투자···매출액 대비 비중 11.4%

삼성 로고

▲삼성 로고

삼성전자가 전세계 주요국 특허 보유 건수를 꾸준히 늘려가며 연구개발(R&D) 지적재산화에 집중하고 있다. 제도를 악용해 회사를 공격하는 '글로벌 특허 괴물' 공세에 대비하는 동시에 미래 신기술 관련 진입 장벽을 쌓아 경쟁사를 견제하는 차원이다.




22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특허는 총 27만618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3월 말(25만691건)과 비교해 2만여건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10만655개, 한국 6만3654개, 유럽 4만8391개, 중국 2만9615개, 일본 8768개 등을 등록했다. 올해 1분기만 놓고 보면 국내에서 2364건, 미국에서 2357건의 특허를 새로 따냈다.


3월 말 기준 국가별 삼성전자 특허 등록 건수.

▲3월 말 기준 국가별 삼성전자 특허 등록 건수.

삼성전자는 다른 기업과 협력해 '특허 보호망'을 만드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 구글을 시작으로 에릭슨(2021년), 퀄컴(2022년), 화웨이(2022년), 노키아(2023년) 등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모바일, 반도체 등 주력사업 및 신사업 분야에서 R&D 역량을 고도화하는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R&D 지적재산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워낙 다양한 사업과 시장에서 회사 제품·서비스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제품은 양산하지 않고 특허만 보유한 채 이를 앞세워 수익을내는 특허관리기업(NPE) 등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뜻이다.


삼성전자가 특허 소송 '타깃'이 된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다. 미국 정보 제공업체 유나이티드 페이턴츠에 따르면 삼성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에서 404건 이상의 특허 침해 소송을 당했다. 4.5일에 한 건 수준으로 분쟁이 휘말린 것이다. 지난해 회사에서 지적재산권 업무를 담당하던 핵심 임원이 기밀을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NPE 넷리스트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군을 겨냥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HBM3E를 만들면서 자신들의 D램 적층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넷리스트 측 주장이다. 넷리스트는 작년 말까지도 삼성전자에 반도체 특허 침해 관련 소송을 8개 걸었지만 대부분 무효 판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1984년 미국에 최초로 특허를 등록했다. 다만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적재산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열중한 것은 2012년 이후로 꼽힌다. 당시 삼성전자는 애플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을 받아 수천억원대 배상금을 지급했다. 이 분쟁 이후 삼성전자는 특허 개발 조직을 만들고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왔다. '특허 방패' 보강을 위해 글로벌 기업에서 역량을 쌓은 최고급 인재들을 다수 영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적으로 최고 수준 금액을 R&D에 쏟는 기업이다. 올해 1분기에만 비용을 9조327억원 투입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1.4%로 SK하이닉스(8.8%), LG전자(5%) 등을 압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보유한 지적재산권은 전략사업 제품에 쓰이거나 향후 활용될 예정"이라며 “사업 보호 역할뿐 아니라 유사 기술·특허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경쟁사 견제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신기술 관련 선행 특허 확보를 통해 향후 신규 사업 진출 시 사업 보호의 역할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