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1분기 임원 17% 감축…매출 하락 속 조직 슬림화
GS건설, DL이앤씨 등 정기 인사 통해 승진·영입 확대, 전략 인재 전진 배치
GS는 브랜드 중심 확장 유지, DL은 선별 수주로 실적 반등
하반기 분양시장 흐름 따라 추가 조직 변화 가능성도

▲한화 건설부문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조감도. 사진=한화 건설부문
최근 건설업계는 실적에 따라 조직 운영 방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한화건설은 임원 수를 17% 줄이며 조직을 과감히 슬림화한 반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GS건설과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DL이앤씨는 정기 인사를 통해 대규모 승진과 신규 임원을 선임하며 오히려 조직을 키우는 행보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 건설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이 65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줄고, 영업이익은 130억 원으로 39% 늘었다. 이익은 늘었지만 외형은 뚜렷하게 위축됐다. 실적 부담 속에 조직 개편도 단행됐다. 공공·민자·주택사업 담당 임원직이 통합·폐지됐고, 조직은 '인프라·친환경·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재편됐다. 전체 임원 수는 35명에서 29명으로 줄어 17% 감축됐으며, 그룹 내 건설부문 매출 기여도도 4% 미만으로 하락했다.
올해 경영전략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한화건설은 복합개발, 데이터센터, 환경사업 등 지속가능성과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착공한 서울역 북부역세권에 이어 올해는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조 단위 복합개발에서 업계 최상위 수준의 디벨로퍼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한화 건설부문 측은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가 '생존'이 된 상황에서 현금흐름 중심의 재무 전략과 안정적 구조를 바탕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전사적인 안전보건경영체계를 강화하고,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경영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GS건설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인재를 적극 발탁하며 성과 중심의 조직 확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매출 12조8638억 원, 영업이익 2862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704억 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유지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5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 1명(허윤홍), 사장 2명, 부사장·전무·상무 등을 포함해 총 42명의 승진 및 신규 선임을 단행했다.
특히 주력인 '자이' 브랜드를 중심으로 분양성과가 좋은 주택사업본부와 플랜트·신사업 부문에 성과 기반 인재를 전진 배치했다. GS건설은 브랜드 파워와 실적을 기반으로 리스크 방어보다 공세적인 확장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성과가 입증된 부문에는 인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인사 기조가 분명히 드러난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조직 다이어트 이후 실적 반등을 계기로 전략 인재 중심의 인사로 방향을 틀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3월 말 실적 정체 속에 임원 18명을 해촉하며 대규모 조직 정비에 나섰지만, 같은 해 10월 발표된 2025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전무·부사장급 6명을 포함한 핵심 인재를 대거 승진·신임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조6170억 원, 영업이익 4141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1.9%, 174.8%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조8082억 원, 영업이익 810억 원으로 33% 성장세를 유지했다. 성남 수진1구역, 서울 신림1구역, 대전 삼성1구역 등 주요 정비사업 수주 성과에 힘입어 1조463억 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올렸고, 전체 원가율은 89.3%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는 실적 흐름과 외부 환경에 따라 조직 전략이 분명히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는 인프라·비주거 중심의 안정적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하는 반면 GS건설과 DL이앤씨는 실적과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재 투자와 조직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며 “2분기 실적 및 하반기 분양시장 흐름에 따라 추가적인 인사 변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