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자동차 수출도 4.4% 줄어 2개월 연속 감소세
미국 감소에도 EU 등 지역 다변화로 ‘만회’
친환경차 판매 비중, 사상 처음 내연기관차 추월…테슬라·BYD 약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 관세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13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고율(25%) 관세 부과 여파로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신 유럽 등 판로 다변화로 전체적으로는 감소폭이 적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보다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7일 발표한 '2025년 5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5억 16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7.1% 급감했다. 이는 올해 1월(-30.8%)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다. 지난 4월3일부터 시작된 미국의 25% 자동차 품목 관세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4월 수출액 28억 9000만 달러(전년 대비 19.6% 감소)와 비교해도 수출액이 줄고 감소폭도 확대됐다.
대신 유럽연합(EU·28.9%), 기타 유럽(30.9%), 아시아(45.1%), 중남미(42.3%) 지역으로의 수출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5.1% 증가한 6.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자동차 수출도 2개월 연속 줄어들긴 했지만 감소폭은 4.4%에 그쳤다. 자동차 총 수출액은 62억 달러로, 4개월 연속 60억 달러를 초과하며 역대 5월 수출실적 중 두 번째 높은 기록을 세웠다.
국내 시장에서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2025년 5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총 14만2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0.4% 증가했으며, 이 중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7만4000여대로 52%에 달했다. 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가 처음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량을 넘어선 것이다.
친환경차 내수판매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하이브리드차가 5만1000 대(31.4% 증가), 전기차가 2만 1000대(60.3% 증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1000대(115.9%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수소차는 92대로 전년 동월 대비 75.8% 감소했다.
특히 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58.8% 증가한 점이 주목된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캐스퍼EV, KG모빌리티의 무쏘EV, 기아의 EV4 등 다양한 차급의 신모델 출시로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5월 판매량이 6570대로 전년 동월 대비 57.7% 증가했으며, 전월 대비로는 무려 354.0% 급증했다.
친환경차 수출은 하이브리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수출량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0.2% 증가한 7만5000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세부적으로는 하이브리드차가 4만9000대(25.0% 증가)로 가장 많았고, 전기차는 2만1000대(-11.7%)로 감소세를 보였다.
2025년 5월 자동차 생산량은 수출량 감소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3.7% 감소한 35만9000대를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자동차가 15만7000대(-6.0%), 기아가 13만4000대(-3.8%)를 생산했으며, 한국지엠은 5.0만대(0.4%)로 소폭 증가했다.
업체별 국내 판매 현황을 보면, 현대자동차가 5만9000대로 41.6%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으며, 기아가 4만5000대로 31.8%를 차지했다. 테슬라(4.6%), 메르세데스-벤츠(4.5%), BMW(4.5%)가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