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 李 대통령, 국정 정상화 속도전…“균형·통합·책임성 과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7.02 16:03

인사·추경·G7·남북관계까지 숨 가쁜 30일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4일 취임 한 달을 맞는다. “대통령의 1시간은 국민의 5200만 시간"이라고 강조해온 그의 시간은 숨 가쁘게 흘러갔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부터 국회 시정연설, 여야 대표 회동까지 이미 첫 외교와 정치를 한 바퀴 돌았다. 그 사이 약 3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로 넘어가 최종 통과를 눈앞에 뒀다. 스피는 3000선을 돌파했으며 국정 지지율은 60% 안팎을 유지 중이다.




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취임 30일째를 맞는 3일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 이번 기자회견은 '취임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한다'는 제목으로 마련됐으며, 대통령이 직접 경제·정치·외교·사회·문화 등 주요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한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다. 회견은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되며, 사전 각본 없이 현장 질의응답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 30일은 말 그대로 '속도전'의 연속이었다.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내각 인선을 서둘렀고, 민생경제 대책은 즉시 가동됐다. 동시에 외교 무대에서는 한미일 협력 강화와 대북 평화 메시지를 통해 실용 외교의 출발을 알렸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속도전 이후 필요한 것은 균형·통합·책임성을 바탕으로 한 정무적 감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대통령은 취임 당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 10개 부처, 29일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각각 지명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를 제외하고는 초대 내각이 사실상 완성됐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에서 취임 27일 만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54일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초고속이다.


국정 공백 장기화를 막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8명의 국회의원, 4명의 기업 출신 인사·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현직 기관사·64년 만의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코로나19 방역'을 이끌었던 코로나 천사 등을 등용했다. 전임 정부 인사를 일부 유임시키는 등 '실용·탕평·파격 인사'로 주목을 받았다.




경제 위기도 적극 대응했다. 취임 당일 비상경제점검 TF를 1호 행정명령으로 구성해 즉시 회의를 소집했다. 이후 30조 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했고, 불과 보름 만에 국무회의를 통과시켰다. 위축된 내수와 미국발 관세 충격에 대응해 무너진 민생 회복이 급선무란 판단에서다.


취임 9일 만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5대 기업 총수들을 만나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며 '원팀' 기조를 확인했다. '코스피 5000 시대' 달성과 AI 산업 육성 등을 약속하며 경제 성장 동력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이재명 대통령, G7 귀국길 1호기 기자간담회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공항을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자들과 G7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캘거리 공항 이륙 후 기자단을 찾아 간단한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외교 무대에서도 '정상화'와 한미일 협력 강화 등이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취임 직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주석과 차례로 통화하며 한미일 협력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일본 정상과의 통화를 중국보다 앞서 진행한 점은 전략적 외교 메시지로 해석됐다.


특히 취임 12일 만에 주요 7개국(G7) 정상회에 참석해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정부는 오는 8일로 예정된 대미 관세 협상 시한을 앞두고 실무 대화를 통해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거나 협상 연장을 관철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총력 중이다.


남북 관계에서도 대북 전단 살포 규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단해 북한도 지난달 12일부터 대남 소음 방송을 중단하며 일정 부분 호응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 추경호 의원과 인사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앞으로 균형·통합·책임성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조율해 나가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한 국민만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국민이 더 많았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모든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이 국정 지지 기반을 넓히는 데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정책 과정에서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그것이 곧 정권의 신뢰 기반을 위협할 수 있다"며 “국민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역이 '불공정'인 만큼, 향후에는 시장과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세밀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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