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 분쟁]③ 경영권 분쟁 백그라운드에 美 행동주의 펀드 달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7.03 15:48

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남매 갈등'에서 '부자 갈등'으로 번졌다. 콜마BNH 경영권을 두고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창업주 윤동한 회장, 장녀 윤여원 콜마BNH 사장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콜마 분쟁'의 원인과 대안을 심층분석해 5회에 걸쳐 연속 보도한다.

① K-뷰티의 본류, 남매 갈등에 휘청인다

② 콜마BNH, 윤여원 대표 취임 후 실적·주가 '뚝뚝'…오른 건 대표 연봉 뿐

③ 경영권 분쟁 백그라운드에 美 행동주의 펀드 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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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콜마비앤에이치(BNH) 경영권을 두고 남매간 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지난 3월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한 미국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달튼)가 주목받고 있다. '부자 소송'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미국 행동주의 펀드까지 가세하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오너 일가간 분쟁을 넘어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 등으로 이해관계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콜마홀딩스 '경영 참여' 선언한 행동주의 펀드 달튼

달튼인베스트먼트

▲달튼인베스트먼트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달튼은 콜마홀딩스 지분 5.69%(195만2199주)를 보유하고 있다. 달튼은 지난해 10월 콜마홀딩스 지분 5%를 넘기며 처음 주주로 공개된 뒤 올해 3월까지 13차례에 걸쳐 주식 23만337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달튼은 지난해 10월 지분 매입 당시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으나, 올해 3월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바꿨다. 달튼은 “향후 회사의 업무 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때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고려해 관계 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에 따라 회사의 경영 목적에 부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154조 1항에 따른 △이사와 감사의 선임, 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회사의 자본금 변경 △회사의 합병, 분할 및 분할합병 △주식의 포괄적 교환 및 이전 △영업 전부의 양수, 양도 △자산 전부의 처분 △회사의 해산 등 콜마홀딩스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해 대량 보유 상황을 공시해야 하는 투자자는 그 목적을 함께 밝혀야 한다. 경영권 영향 정도에 따라 단순 투자, 일반 투자, 경영권 영향 등 세 가지로 보유 목적이 나뉜다. 단순 투자는 배당금 수령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신주인수권 등 기초적인 수준의 주주권 행사를 뜻한다. 일반 투자는 이사 선임 반대나 주주제안 등 한층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경영권 영향은 회사 임원을 선임·해임할 수 있고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경영권 확보에 나설 수도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달튼의 보유목적은 '경영권 영향'이다.




달튼은 자사 한국법인 임성윤 공동대표를 콜마홀딩스의 기타비상임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어 임 대표는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콜마홀딩스는 한국 자본시장 내에서 보기 드물게 행동주의 펀드가 이사회에 참여한 상장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아버지·딸 vs 아들·달튼'… 표 대결 따라 재벌 중심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임성윤 달튼 공동대표가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한 이후, 콜마홀딩스는 콜마BNH 이사회에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콜마홀딩스 측은 “상장사의 경영 판단은 혈연이 아니라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콜마홀딩스가 달튼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콜마홀딩스 지분 구조

▲콜마홀딩스 지분 구조

현재 콜마홀딩스의 주요 주주 구도는 윤상현 부회장(31.75%), 윤여원 대표 및 남편(10.62%), 윤동한 회장(5.59%), 달튼(5.69%)으로 구성됐다. 나머지 중 38.55%는 소액주주 지분이다. '창업주·장녀'와 '장남·행동주의 펀드' 연합, 소액주주라는 3자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경영권 향방은 주주총회와 이사회 재편 과정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아직 소액주주는 한쪽 편을 들기보다 남매간 경영권 분쟁을 관망하고 있다. 다만 지분 대결이 본격화하면 소액주주가 캐스팅 보트로 주목받을 가능성도 있다. 윤태준 액트 지배구조연구소장은 “구도상으로 보면, 작년 상반기에 있었던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과 유사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며 “부녀 연합과 장남·달튼 연합간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아서 개인 주주가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역전될 수 있는 구도가 작년 3월 한미그룹에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을 때와 같다"고 말했다.


작년 3월 한미약품과 에너지·화학 기업 OCI가 통합 선언을 하면서 형제와 모녀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했다. 한미그룹을 OCI그룹에 넘기는 걸 반대한 소액주주연대가 임종윤·임종훈 형제쪽에 몰표를 던지며 OCI 그룹과 통합이 무산됐다. 이후에도 상황에 따라 소액주주 표심은 형제쪽과 모녀쪽을 오갔다. 윤 소장은 “개인 주주의 향방이 주총에서 승패에 중요한 역할을 할 때 개인 주주를 위한 IR 확대, 주주 환원 확대 등을 서로 내놓으면서 경쟁하는 구도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윤 회장이 장남 윤 부회장에게 제기한 '주식 반환 청구 소송' 결과에 따라 향방이 정해질 전망이다. 윤동한 회장이 윤상현 부회장에게 2019년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은 230만주(무상증자 후 460만주)다. 윤 회장이 승소하면, 12.82%를 회수해서 부녀 연합이 29.03%, 윤상현·달튼 연합 24.62%으로 지분 구조가 변한다.


한편, 콜마BNH측은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윤동한 회장이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보유 중인 콜마홀딩스 주식 460만주의 처분을 금지하는 '주식처분금지가처분'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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