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중신용대출 최저 금리 2.79%
고신용자보다 1.41%p 낮아
케뱅도 최저 금리 0.01%p 역전
중저신용 확대 정책에 거꾸로 금리 반복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가 고신용자보다 낮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신용대출 잔액과 신규 취급액의 일정 비중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해 인터넷은행이 금리를 낮춰 중신용자를 유치하고 있기 떄문이다.
신용등급이 낮을 수록 금리가 높게 형성되는 시장 논리와 반대되지만, 인터넷은행 또한 당국 과제를 수행하지 않을 수 없어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 11일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중신용대출 상품의 최저 금리는 연 2.794%로 나타났다. 지난 4월부터 연 2%대 수준으로 낮아져 유지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신용점수 기준 865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실행되는 개인 신용대출이다.
반면 고신용자들이 찾는 일반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 금리는 연 4.206%로, 중신용대출보다 1.412%포인트(p) 더 높다. 일반적으로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의 경우 신용등급이 높은 고신용자의 금리가 신용등급이 낮은 중저신용자의 금리보다 낮아야 하지만, 이를 거슬러 금리 역전이 나타나고 있다.
케이뱅크도 비슷하다. 같은 날 기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대출 상품인 신용대출 플러스의 최저 금리는 연 4.35%로 일반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 금리(연 4.36%) 보다 0.01%p 낮다. 차이가 크진 않지만, 신용도가 낮아 고신용자와 중신용자의 경계선에 있는 중신용자가 고신용자보다 더 유리한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토스뱅크의 경우 중신용자 대출 상품을 별도로 판매하지 않고 일반 신용대출 상품에서 취급하기 때문에 현재 적용되는 금리를 구분해 비교하기는 어렵다.
금융당국은 2021년부터 인터넷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설정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신용대출 금리를 0.3%p 인하하는 특판을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신용대출 금리가 항상 더 낮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을 충족하기 위해 최저 금리 기준으로 중신용대출 금리가 일반 신용대출보다 낮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도 딜레마다. 은행의 건전성이나 안정적인 수익성 등을 고려하면 신용도가 높은 고객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당국 과제를 충족하기 위해 고신용자에게 불리한 조건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금리를 두고 역차별 지적도 있지만, 2금융권으로 밀려날 뻔한 중저신용자가 1금융권에서 낮은 금리를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포용금융을 실천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잔액 기준 '평잔 30% 이상'으로 설정했다가 올해부터 '분기별 신규 취급액 30% 이상'이란 기준도 추가했다. 지난 1분기 잔액 기준으로 보면 케이뱅크 35%, 토스뱅크 34.3%, 카카오뱅크 32.8%로 모두 목표치를 달성했다. 반면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카카오뱅크 33.7%, 토스뱅크 30.4%, 케이뱅크 26.3%로 케이뱅크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달 발표된 6·27 부동산 대책에 따라 하반기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기존 대비 50% 감소한 가운데, 인터넷은행들은 지금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지켜야 해 더욱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보면 가계대출 총량이 줄어 중저신용자 취급 규모가 줄어들 여지가 있지만, 잔액 기준으로 보면 성장을 지속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