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위기탈출 생존전략] ① 전환기 맞은 백화점
내수 침체·비대면 대세 ‘겹악재’…백화점 경쟁력↓
‘오프라인 선택과 집중’ 점포 매각·리뉴얼·신규 출점
전문가 “젊은 층 체류시간 연장 위한 매장 개발 必”
내수 침체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국내 백화점업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온라인 중심의 소비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도기에 접어들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 속 '대형 공간'으로서 백화점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여부가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 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갤러리아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4사의 신규 출점 및 리뉴얼 등 생존 전략을 총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서울 시내 백화점 내부 전경. 사진=연합
프리미엄 유통시설로서 집객 효과를 높이던 국내 백화점업계의 명성이 예전만 못하다. 업계는 점포 효율화를 골자로 하는 투자 강화 전략이 터닝 포인트로 작용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2025년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늘어난 15조1000억원이다. 온라인 부문이 15.8% 늘어난 반면 오프라인 매출은 오히려 1.9% 줄었다. 이 가운데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은 2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체 유통시장 내에서 온라인의 존재감은 계속 커지고 있다. 올 4월 국내 유통시장 매출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 비중은 54.4%를 차지했다. 1년 전만해도 온·오프라인 각각 50.3%, 49.3%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지만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폭제로 비대면 소비 위주로 유통업계 지각변동이 본격화되면서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빠른 배송을 앞세운 기존 이커머스 업체뿐 아니라, 가성비를 내건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 공세까지 더해져 갈수록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영 지표인 실적마저 올 들어 주요 백화점 모두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위기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올 1분기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매출·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동반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화갤러리아는 5.8% 증가한 1292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영업이익(18억원)이 75.2% 줄었다. 그나마 롯데백화점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1300억원)이 44.3% 늘었지만, 희망퇴직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기저효과로 마냥 웃을 상황이 못 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고물가 기조 속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한 백화점업계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이에 주요 백화점마다 비효율 매장을 과감하게 폐점하며 몸집을 줄이는 동시에, 핵심 점포 리뉴얼·신규 출점 등을 병행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특히, 점포 리뉴얼·신규 출점의 경우 쇼핑 장소로서 백화점의 틀을 허물고 '복합 공간' 플랫폼으로 탈바꿈해 소비자 유입을 극대화하는 것이 골자다. 예컨대 전통적인 백화점에서 나아가 복합쇼핑몰을 표방하며 새 간판을 단 점포 모델도 내놓고 있다. 롯데 '타임빌라스', 현대 '커넥트현대'·'더현대서울', 신세계 '사우스시티' 등이 대표 사례다.
백화점업계가 온라인 확장보다 오프라인 유통업으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몰두하는 이유가 구조적 한계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온·오프라인 연계의 옴니채널 전략으로 배송 혁신을 이뤄 사업 기반을 넓힌 올리브영·아성다이소 등이 있지만, 이들에 비해 백화점은 취급 품목·브랜드가 많아 현실적으로 활성화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백화점이 식품관에 한해 제한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비식품군까지 아우르는 백화점 영업방식 자체가 배달과 매칭이 잘 안 된다"면서 “따라서 시간 절약 경향이 강한 젊은 층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콘텐츠·상품을 내놓는 백화점, 또는 앱 개발 등으로 옴니채널화된 미래형 백화점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