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국경서 무력 충돌…태국 민간인 9명 사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7.24 16:31
CAMBODIA-THAILAND-BORDER-CONFLICT

▲2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북부 쁘레아비히어르주에서 캄보디아군의 BM-21 다연장로켓포가 이동하고 있다(사진=AFP/연합)

동남아시아 이웃 국가인 태국과 캄보디아가 국경 지역에서 교전을 벌이다가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 교전은 두 국가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된 후 벌어진 일이다.




24일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태국 북동부 지역과 국경을 접하는 분쟁 지역 여섯 곳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군이 이날 태국군 기지와 병원 등 민간 지역을 겨냥해 포격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8세 소년을 포함해 태국 민간인 9명이 사망했고 최소 1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태국 측은 영유권 분쟁 대상인 따 모안 톰 사원 근처에서 캄보디아군이 드론을 띄운 후 사격을 개시했다고 주장했다.


태국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가 무력 공격과 주권 침해를 계속할 경우 방어를 강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태국군은 국경 지역에 F-16전투기 6대를 배치했고 이중 1대가 캄보디아 군사 시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또 국경 인근 86개 마을의 민간인 4만명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반면 캄보디아는 태국군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말리 소찌어따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은 태국군이 “캄보디아 영토를 침범한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면서 캄보디아군이 방어 차원에서 대응했다고 밝혔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태국군이 캄보디아군 진지를 먼저 공격했다면서 “무력 공격에는 무력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경이 맞닿은 불교 국가인 두 나라의 관계는 2011년 분쟁 이후 안정화됐으나 2개월 전부터 악화하기 시작했다.


양국은 지난 5월 소규모 교전을 벌이다 캄보디아군 병사 1명이 사망했다. 그 이후 양국은 국경 지역에 병력 배치를 늘리기 시작하고 일부 국경 통행과 물자 수출입을 차단하는 등 갈등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달에는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와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의 전화 통화 내용이 유출돼 파문이 일면서 양국 관계는 더 악화했다.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과 전화 통화에서 캄보디아 국경을 담당하는 자국군 사령관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고, 이 발언이 알려지자 태국 내부에서 강한 반발이 일어났다.


결국 태국 헌법재판소는 패통탄 총리에 대한 해임 심판 청원을 받아들이면서 그의 총리 직무도 정지시켰다.


이런 와중에 이달 2건의 지뢰 폭발 사고가 일어나 양국 갈등이 재점화됐다.


전날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로 태국군 상사 1명이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는 중상을 입고 다른 병사 4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16일에도 지뢰가 터져 태국 군인 1명이 다리를 잃는 등 군인 3명이 부상을 입었다.


2번째 지뢰 폭발 사고가 나자 태국 정부는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주캄보디아 태국 대사를 소환, 외교관계를 격하했다.


이에 캄보디아도 이날 오전 태국과의 외교관계를 최하위 단계로 격하하면서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관 전 직원을 본국으로 소환하고 주캄보디아 태국 대사를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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