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2021년 尹 당선은 종교 조직 동원 덕분” 주장
權 “스토킹 정치 중단하라…허위사실 유포 더는 묵과 안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면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021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승리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홍 전 시장이 윤 전 대통령이 특정 종교단체의 조직적인 당원 가입에 힘입어 경선에서 이겼다고 주장하자, 권 의원은 “망상"이라며 허위사실 유포 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전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근 특검 수사가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초점을 맞춘 것은 윤석열 정권의 정당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때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내가 압승했지만 당원 투표에서 참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권성동 의원이 당원 투표에서 윤 전 대통령이 압승할 것이라고 큰소리쳤던 배경에는 신천지, 통일교 등 종교집단의 책임당원 가입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며 “윤 정권은 태어나서는 안 될 정권이었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또 당시 경선 결과에 반발해 국민의힘을 탈당한 것과 관련해 “두 번 사기 경선을 당하고 보니 그 당에 염증이 나 더는 있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홍 전 시장의 발언은 전형적인 허위사실 유포이자 문제의 원인을 늘 타인에게 찾는 '홍준표식 만성질환'의 재발"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나는 특정 종교와 결탁해 조직적인 투표 독려를 한 사실이 없다"며 “그런 주장은 자신의 부족함으로 인한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분열적 망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탈당은 곧 이별인데 계속해서 스토킹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최대한 참아왔지만 앞으로도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면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48.21%를 얻어 37.94%에 그친 윤 전 대통령을 크게 앞섰다. 그러나 당원 투표에서 윤 전 대통령이 57.77%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홍 전시장을 꺾었다. 올해도 6·3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하자 탈당했다. 이후 미국 하와이로 떠났다가 귀국했으며,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윤 전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홍 전 시장의 이번 발언이 단순한 불만 표출을 넘어 보수 진영 재편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시 구축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