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선방 K-배터리 3사, 하반기 3대 키워드 ‘효율-현지화-신제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8.02 17:00

LG엔솔 흑자전환, 삼성SDI·SK온 적자폭 축소
북미 직접생산 가동·확대, 원가절감 전략 주효
현지 생산·조달 극대화, ESS·LFP 신제품 집중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삼성SDI 헝가리 법인, SK온 미국 조지아 1공장(위에서부터)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2분기(4~6월)에도 불확실한 대외환경을 딛고 '실적 선방'을 맛보았다.




미국의 관세 강화, 전기차 수요 둔화, 메탈 가격하락 등 3중 악재에도 불구하고 북미 현지화 확대와 비용 절감 노력이 손실 폭을 줄이며 하반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빅3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최근 2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3사는 여전한 전기차 캐즘으로 큰 반전을 이뤄내진 못했지만, 전년 대비 증가한 모습을 보이며 꿋꿋이 버티는 모습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 “현지생산력 확보, ESS·중저가LFP 확대로 수익성 강화"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매출 5조5654억원, 영업이익 4922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IRA 세액공제(4,908억 원) 효과를 제외하면 14억원 수준이지만,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특히 북미 ESS 양산 개시와 중국 체리기차 46시리즈 수주, 원가 혁신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하반기에는 ESS 및 중저가 LFP 생산 확대, 북미 17GWh 현지 생산능력 확보를 추진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 부사장은 “매출은 안정적인 EV향 제품 판매와 미시간 홀랜드 신규 ESS 공장의 양산 시작으로 북미 지역 출하량이 증가했지만 정책 변동성 확대에 따른 고객 구매 심리 위축과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판가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익의 경우 북미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고수익 제품∙프로젝트 물량 증가와 전사 차원의 비용 효율화 및 재료비 절감 등 원가 혁신을 통해 IRA Tax Credit 등을 제외한 기준으로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삼성SDI “합작법인 효율화, 보급형전기차·ESS 신규수주 주력"

삼성SDI는 2분기 매출 3조1794억 원, 영업손실 3978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손실을 8.4% 줄였다.


ESS와 BBU 등 신규 시장에서 매출이 늘고, 소형 배터리의 수익성도 개선된 것이 손실폭 축소에 기여했다.


하반기에는 SPE 합작법인 라인 효율화, 각형 LFP·NCA 등 신제품을 앞세워 보급형 전기차, ESS 등 신규 수주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미국 IRA 개정, 관세 부과 등 주요국 정책 변동이 굉장히 컸고 이에 따른 고객 수요 감소와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되며 부진한 실적을 겪었다"며 “하반기에는 소형과 전자재료 사업 중심으로 판매가 호전되고있고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어려운 시장 여건 속에서도 핵심 사업 전략들을 차질없이 실행해 실적 회복과 중장기 성장을 이루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온 “북미공장 효율화·SK앤무브 합병 시너지로 수익성 방어"

SK온이 포함된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매출 19조3066억 원, 영업손실 4176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로는 적자지만, 배터리사업부는 미국 AMPC 세액공제(2734억 원) 효과와 북미 공장 가동률 확대로 분기 흑자(609억 원)를 거뒀다.


합병 후 첫 흑자로 전분기 대비 2330억원 개선된 수치다. 하반기에는 유럽 고객 물량 확대, 미국 현지 공장 효율화, SK엔무브와의 합병 시너지로 수익성 방어 전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온 관계자는 “북미 공장 가동률 확대 등으로 역대 최대규모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기록하는 등 영업이익 개선세가 전분기 대비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향후 국내 배터리 3사의 전략도 뚜렷하다.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불필요한 신규 투자를 줄이고 기존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고정비 부담을 낮추는 데 집중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소재 조달 혁신과 생산공정 효율화로, SK온과 삼성SDI는 생산라인 운영 최적화로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


또 하나의 축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본격적인 '현지화'다. 각국이 '중국산 배제'로 정책을 선회하면서, 3사는 현지 생산과 현지 조달 체계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17GWh 생산능력 구축, SK온은 유럽 고객사 확대, 삼성SDI는 합작법인 효율화 등으로 직접적인 관세·보조금 혜택 극대화에 나선다.


마지막으로, 하반기 실적의 관건은 '신제품' 경쟁력에 있다. 전기차 외에도 ESS, AI 데이터센터, UPS 등 다양한 신규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LFP(리튬인산철)와 46파이 원통형, 고출력 등 시장 맞춤형 신제품 개발과 상용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상용화 속도와 시장 내 경쟁력 확보가 하반기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둔화되겠지만, 미국·유럽 중심의 현지화와 ESS·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수요 공략이 하반기 실적 회복의 핵심"이라며 “각 사가 비용 효율화와 신제품 상용화 속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찬우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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