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6~7월 10조 순발행…가계대출·정부 정책 변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8.11 17:40

올해 은행채 순발행 3.3조
‘가계대출↑’6·7월 발행 확대 뚜렷

정부 정책에 자금 조달 부담 확대
유동성 확보 필요성 지속 전망

은행 ATM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올해 들어 순상환 기조를 보이던 은행채 발행이 6월부터 크게 늘었다. 가계대출 급증 등으로 자금 조달 수요가 확대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은행채 순발행(발행액-상환액) 규모는 3조302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960억원 순상환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뚜렷하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는 1조4278억원 순상환을 기록했으나, 7월 말 기준으로 5조52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은행채는 은행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순상환은 만기 도래 등으로 상환한 채권이 신규 발행분보다 많아 자금 수요가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발행은 그 반대로 신규 발행이 더 많아 자금 수요가 확대됐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별로 보면 1월 1조6609억원 순발행 후 2월 2조2410억원 순상환, 3월 7조6792억원 순상환을 보였다. 이후 4월에 4조5695억원 순발행으로 전환했다가 5월에 6600억원 순상환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6월에는 2조9220억원으로 순발행 규모가 크게 늘었고, 7월에는 6조4798억원까지 확대됐다. 6~7월 은행채 발행액은 40조6020억원, 상환액은 31조2002억원으로, 순발행액(9조4018억원)만 10조원에 달했다. 8월 들어서는 이날까지 1조7500억원 순상환했다.




6월부터 은행채 순발행이 크게 늘어난 것은 가계대출 확대에 따라 조달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6조2000억원 늘어 올해 들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했고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린 결과다. 6·2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며 대출 시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규제 전 대출 신청 수요의 대출 집행이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이뤄지며 7월에도 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채권을 발행하기에 우호적인 환경도 마련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을 통해 예금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높은 은행채는 다른 회사채에 비해 안정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정부 정책에 대한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은행들은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 배드뱅크 설립과 첨단전략산업 육성 정책 펀드 참여, 교육세율 인상 등 상생 압박이 더해지며 은행들이 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는 하반기에 가계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은행에 대한 정부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은행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더 확대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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