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경북교육청, 폐교들 미래교육 자산으로 되살린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8.18 10:32

▲아이들의 발자취가 남은 공간, 다시 살아나다




경북교육청, 폐교를 미래 교육의 거점으로 바꾼다

▲경주 안전체험관. 제공-경북교육청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한때 웃음과 배움으로 가득했던 교정은 인구 감소의 여파로 문을 닫아야 했다. 그러나 경북교육청은 이 '폐교'를 단순한 빈 건물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기억이자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자원으로 바라보고 있다.


임종식 교육감은 “버려진 학교를 미래 교육과 지역사회 발전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으로 되돌아온 교정...안전체험관과 한국어교육센터


경북교육청, 폐교를 미래 교육의 거점으로 바꾼다

▲경주 한국어교육센터. 제공-경북교육청

경북교육청은 폐교를 가장 먼저 교육 현장에 돌려놓는 방식을 선택했다.




2021년 의성에 문을 연 의성안전체험관은 지진, 화재, 교통사고, 자연재난 등 실생활 위기 상황을 체험하며 대응 능력을 기르는 공간으로, 학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필수적인 배움터가 됐다.


이어서 2022년에는 경주 안강북부초의 자리에 경주안전체험관이 들어섰다. 교통안전·생활안전·응급처치까지 아우르는 25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연간 2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맞이한다.


또 다른 변화는 2023년 문을 연 경주한국어교육센터다.


옛 노월초를 리모델링한 이곳은 다문화·이주 배경 학생들을 위해 수준별 한국어 교육과 한국 문화 적응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언어 학습에 그치지 않고 정서적 지원까지 아우르며, 학생들이 학교와 사회에 안착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교실 대신 자연 속 쉼터...폐교, 캠핑장으로 변신


경북교육청, 폐교를 미래 교육의 거점으로 바꾼다

▲경북교육청은 교육 목적 외에도 폐교를 지역민의 삶 속에 되돌려주고 있다. 제공-경북교육청

경북교육청은 교육 목적 외에도 폐교를 지역민의 삶 속에 되돌려주고 있다.


포항·김천·영덕 세 곳에 조성된 오토캠핑장은 교직원과 학생,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생활 속 휴식처다.


2022년부터 운영 중인 이곳은 저렴한 비용으로 자연 속 여유를 즐길 수 있어 호응이 크다.


영주 부석초 남대분교장 부지에도 12면 규모의 캠핑장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


2026년 개장을 목표로 준비 중인 이 시설은 지역민에게 또 다른 소통 공간이 될 전망이다.


▲미래 교육의 실험실...온라인학교와 수학문화관


폐교 활용은 새로운 교육 모델을 시험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 경산 구 남산초 삼성분교장은 2025년 '경북온라인학교'로 다시 문을 열었다.


지역·학교 간 격차를 줄이고자 마련된 이 학교는 울릉도 학생까지 참여하며, 온라인 수업을 통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현재 78개 강좌에 740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또한 오는 10월에는 옛 경북과학고 부지에 수학문화관이 개관한다.


'모든 것은 수학이다'라는 주제로 꾸며진 이곳은 놀이와 체험을 통해 수학을 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수학이 어렵다는 인식을 깨고, 도전과 재미를 통해 자신감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다.


▲유아교육의 새 거점...구미 유아교육진흥원


구미 산동읍의 옛 임봉초 부지에는 경북유아교육진흥원(가칭)이 들어설 예정이다.


2027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되는 이 기관은 유아와 교원, 학부모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종합 거점으로 설계됐다.


연구와 교재 개발, 교사 연수, 체험 프로그램을 아우르며, 국가책임형 유아교육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지역과 교육을 잇는 다리, 폐교의 재발견


경북교육청이 추진하는 폐교 활용 사업은 단순한 공간 재활용이 아니다.


학생에게는 새로운 학습 기회를, 주민에게는 쉼터와 문화 공간을 제공하며, 지역 소멸의 위기 속에서 공동체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한겨레식 시선에서 보자면, 이는 '잃어버린 교정의 시간'을 되찾는 일이자, 교육과 지역을 다시 연결하는 과정이다.


방치된 공간이 다시 사람들의 발길로 채워질 때, 그것은 과거의 기억을 넘어 미래의 가능성이 된다.


경북교육청의 실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더 많은 폐교가 새로운 이름과 역할을 얻어, 지역과 교육이 함께 숨 쉬는 거점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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