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인텔 최대주주로…트럼프 “지분 10% 완전 통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8.23 10:54
USA-INTEL/TRUMP

▲(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지분 10%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 정부가 인텔의 (지분을) 완전히 소유하고 통제하게 됐음을 보고하게 되어 큰 영광"이라며 인텔을 두고 “더욱 놀라운 미래를 가진 위대한 미국 기업"이라고 적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인텔의 최대 주주로 오르게 됐다. 지금까지 인텔의 최대주주는 지분 8.92%를 보유한 미국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이 거래를 인텔 최고경영자인 립부 탄과 협상했다"며 “미국 (정부)는 (획득하는 10%의) 지분에 대해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았으며, 이들의 주식 가치는 약 110억달러(약 15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에 위대한 거래이자 인텔에게도 위대한 거래"라며 “인텔이 하는 일인 최첨단 반도체와 집적회로를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의 미래에 근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썼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인텔 지분 인수 발표는 반도체법에 입각해 인텔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따른 반대급부 성격이다.


바이든 행정부 때인 지난해 11월 미 상무부는 최첨단 반도체 역량을 발전시키고 일자리 수만 개를 창출하기 위해 인텔에 최대 78억6500만 달러(약 10조9000억원) 직접 자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텔은 이를 포함해 총 109억 달러 규모의 정부 보조금을 받게 돼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4억3330만 주의 보통주를 받게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 정부의 인텔 지분 인수로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같이 대미 투자에 따른 보조금을 수령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인수를 시도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일정 발표 행사에서 인텔 지분 획득 건을 소개한 뒤 “우리는 그와 같은 거래를 많이 한다. 나는 (그와 같은 거래를)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 정부 관계자는 TSMC나 마이크론처럼 대미 투자를 늘리는 기업들은 지분 압박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인 지난해 12월에 미 상무부는 반도체법에 따라 TSMC에 66억달러(약 9조2000억원), 마이크론에 62억달러(약 8조6000억원), 삼성전자에 47억5000만달러(6조6000억원) 등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해당 기업들과 맺었다.


보조금은 제조시설 등 이들 기업이 약속한 미국 내 투자 프로젝트의 규모에 따라 정해졌고, 보조금 집행은 프로젝트 이행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급되는 구조다.


한편, 미국 정부가 인텔의 최대 주주로 등극했음에도 인텔의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잇따른다.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기술력이 뒤쳐저 고객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은 “인텔은 자금뿐만 아니라 고객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투자회사 시노버스 트러스트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대니엘 모건은 “정부 지원이나 재정적으로 더 강력한 파트너 없이는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인텔이 TSMC와 기술 격차를 좁혀야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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