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울고 웃고’…면세업계, 유커 모시기 ‘사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9.02 14:22

中 쇼핑 시즌 앞두고 유커 무비자 개방…모객 경쟁
신라·현대·신세계 ‘적자’, 롯데 흑자 불구 ‘외형 후퇴’
업계, ‘고부가’ 단체관광 상품 개발·프로모션 강화 등
“개별 여행객 대비 객단가↑, 매출 증대 기대감 ↑”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에 중국 단체관광객이 붐비는 모습. 사진=롯데면세점

국내 면세업계에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모시기' 숙제가 내려졌다. 정부가 방한 시장에서 존재감이 큰 중국인 단체여행객 대상으로 한시적이지만 문을 활짝 열면서, 면세업계도 장기 불황의 늪에 벗어나 분위기 반전을 이끌 물밑 작업에 한창이다.




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중국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이는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데 따른 상호적 조치다.


올 들어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는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번 무비자 개방이 회복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을 살펴본 결과, 올 1~7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1056만명으로 전년 동기(약 911만명) 대비 15.9% 늘었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1~7월 합산, 약 989만명)을 웃도는 수치다.



가장 큰 반색을 보이는 곳은 면세업계다. 업계 추정대로라면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국내 면세점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다른 방한 관광객 대비 인원이 많고, 강한 소비력과 높은 객단가까지 갖춰 면세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증가세지만 면세업계는 여전히 불황의 그림자가 짙다. 올 상반기(1~6월) 면세업계 매출액은 6조3623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3969억원) 대비 14% 줄었다. 2023년 매출의 경우 13조7585억원으로 가장 고점이던 2019년(24조8586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대표 면세업체 빅4 실적도 적자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해에만 14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현대면세점의 영업손실 규모도 각각 697억원, 359억원, 288억원에 이른다.


올 상반기에도 롯데를 제외한 나머지 면세점들은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롯데면세점은 상반기 누적 2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유일하게 흑자를 냈지만, 매출은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앞서 인천공항 철수·다이궁(보따리상) 거래 중단 등으로 수익성 개선은 이뤘으나, 외형 후퇴가 불가피했다.


신라면세점

▲신라면세점 서울점에 중국 단체관광객이 쇼핑하는 모습. 사진=신라면세점

중국 내 불황으로 큰손인 유커의 발길이 줄어든 가운데, 면세업계는 무비자 입국 정책을 기회로 오프라인 소매점으로 빼앗긴 수요를 다시 유인한다는 포부다. 오는 10월 국경절·중추절, 11월 광군제 등 중국 최대 소비 이벤트 시즌도 연달아 예정돼 기대감을 뒷받침한다. 이에 면세점업계도 모객 확보를 위해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현지 사무소·여행사 등과 손잡고 '쇼핑+관광' 결합형 상품을 개발 중이다. K-콘텐츠 체험·뷰티 클래스 등 고객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색다른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시내 면세점 인프라 확충과 프로모션 강화는 물론, 결제 편의성 제고를 위해 간편결제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중국 현지 사무소·여행사와의 협업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에 공들이고 있다. 마이스(MICE)·인센티브 단체 등 고부가가치 고객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겨냥한 K-POP 팬미팅 등 대형 단체 행사와의 연계 상품 개발도 하나의 전략이다.


마찬가지로 신세계면세점도 고부가가치 인센티브 단체 프로그램에 주안점을 뒀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총 6만명의 고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면세점은 중국 마이스 단체 유치와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상품 개발을 기획 중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유커 특수에 실적 반등 기대감이 크다"면서 “중국인 관광객 유형이 단체관광객에서 개별 관광객 위주로 변화하고 있지만, 대규모 쇼핑이 발생하는 관광단체 특성상 객단가가 높아 대거 유입 시 큰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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