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로 첫 행보
“규제 등 금융감독 전반 과감하게 개선”
‘생산적 금융’ 강조, 안전위주 영업 탈피해야
금융감독체계 개편엔 “미래지향적 개편”

▲이억원 신임 금융위원장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생산성이 높은 새로운 영역으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규제와 관행 등 금융감독 전반을 과감하게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지주 회장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우리나라 금융산업에 대해 생산적 금융, 소비자 중심 금융, 신뢰 금융으로의 3가지 대전환을 당부드리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 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참석했다.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은 부동산과 담보대출에 쏠려있던 안전 위주의 손쉬운 영업에서 탈피해 첨단산업, 벤처·혁신기업, 지역경제, 재생에너지 등 생산성이 높은 새로운 영역으로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미래를 바꾸어 가고 이를 바탕으로 실물경제와 동반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이를 위해 조만간 금융권, 산업계 등 금융 수요자, 전문가 등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해 생산적 금융의 세부 과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며, 규제와 관행 등 금융감독 전반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취약계층을 포용하고 금융 수요자를 보호하는 소비자 중심 금융으로의 대전환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자율적·선제적인 채무조정과 서민금융상품의 공급 등 금융산업이 앞장서서 취약계층의 재기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다시 금융 소비자 저변을 넓히는 포용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고객인 금융 수요자를 경영의 중심에 두고 불완전판매 등 피해 발생 여지는 없는지, 무엇이 궁극적인 고객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등 영업의 과정과 내부통제를 꼼꼼하게 살피는 각고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리스크관리에 기반을 둔 신뢰 금융으로의 대전환에도 집중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시스템적 리스크 요인으로 항상 손꼽히는 가계부채의 철저한 관리와 함께 실수요 아닌 대출을 차단하기 위한 6.27 대책과 9.7 추가관리 방안의 일관된 이행을 위해 힘써달라"며 “부동산 PF 연착륙, 제2금융권 연체율 안정화, 취약한 주력산업의 사업재편 등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15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금융당국이 18년만의 큰 방향 전환을 앞두고 있다"며 “통합형 감독체계에서 벗어나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를 전담 감독기관이 맡는 새로운 체계로 개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은 보다 정책답게, 감독은 보다 감독답게 기능하고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의 상충을 해소하는 미래지향적 개편이 돼야 한다"며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하면서 금융감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금융산업이 효율적 자원배분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생산적 금융 확대하고 나아가 경제의 재도약을 뒷받침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국민성장펀드에 적극 동참하는 등 자금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원활한 생산적 금융을 위해 은행과 은행지주회사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치(RWA)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엄격한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서민과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 금융을 활용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각 지주회사가 전담조직 신설, 소액 신용대출 상품 출시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장기연체채권 일괄매입 프로그램 등 채무조정을 통한 재기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