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8일부터 마곡∼잠실 7개 선착장 정식 운항
연결버스·무료 셔틀 신설했지만 환승 번거로움 지적
안전·절차 논란 속 초기 적자 감수, 관광·레저 수요가 관건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버스 선착장에서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서울시가 17일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서 '오세훈표 한강버스' 취항식을 열었다. 다음날부터 정식 운항하는 이 수상 교통 수단은 서울 서부 마곡에서 동부의 잠실까지 7개 선착장을 잇는다. 이 자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 관광·교통 르네상스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과연 한강 여객선 사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한강 선착장 주변의 접근성 개선, 지하철·버스 등 타 교통수단과의 연결성 확대, 안전성 확보 등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실패를 거듭했던 것도 바로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사업에서도 특별히 차별점을 찾기가 어려워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시는 한강버스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선착장 주변 접근 교통망을 대폭 손질했다. 마곡선착장에는 7대가 11~1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 6611번과 무료 셔틀버스 2대(15분 간격)가 투입됐다. 망원선착장에는 7대가 14~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7716번과 출퇴근 시간대 4대가 15분 간격으로 다니는 맞춤버스 8775번이 신설됐다. 압구정선착장은 1대가 30분 간격으로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되고, 시내버스 240번(22대·11~18분 간격) 노선이 조정됐다. 잠실선착장도 3대가 15분 간격으로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와 함께 3323번(15대·12~17분 간격), 3317번(11대·8~12분 간격) 노선이 조정됐다. 시 간계자는 “시내·마을버스는 이미 노선이 신설·조정돼 운영 중이며, 무료 셔틀버스는 18일부터 운행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들과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한강버스와 환승할 연결버스가 마련됐다 해도 선착장에 승객이 언제, 얼마나 도착할지 예측하기 어려워 한강버스 운행 시간에 정확히 맞춘 환승 체계를 꾸준히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며 “연계 수단이 없으면 무용지물이지만, 있더라도 결국 한두 정거장을 더 환승해야 한다는 불편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교통수단이 처음 등장하면 호기심으로 3~4개월간 이용객이 몰리는 '피스트 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이는 출퇴근용 지속 수요와는 다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즉 연결버스와 셔틀을 미리 갖췄다 해도 장기적으로 통근 수단으로 자리 잡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 시범운영 기간 동안 이용객도 적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한 주민은 “뉴스를 보고 한강버스를 타보려고 홍대입구역에서 망원선착장까지 운영하는 7013번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승객이 기사 외에는 나 밖에 없었다"면서 “아직까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선 한강 여객선이 서울의 동서를 연결하는 대중 교통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운행 안전 확보도 과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10월부터 하루 30회 운항을 계획해 마곡∼잠실 구간의 17개 교각을 하루 500회 넘게 통과해야 한다"며 “기존 유람선보다 훨씬 잦은 교각 통과로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팀장도 “한강에서는 매년 관공선이나 유람선이 교각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다"며 “체험 운항 두 달 만에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시의 판단은 섣부르다"고 비판했다.
연구 용역 최종보고서 확정 전 조례를 제정하고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사업 강행 전제' 행정이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애초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를 명분으로 시작된 사업이 출퇴근 대중교통에서 관광 보완재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성 부족도 문제다. 초기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 시도 인정하고 있다. 박진영 시 미래한강사업본부장은 “초기 2년은 적자를 감수해야 하지만 2027년 9월까지 전체 사업 흑자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연간 약 50억 원은 운항 수익으로, 150억 원 중 90억 원은 옥외광고, 나머지는 편의시설(CU·BBQ 등) 수익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편의시설 운영 방식은 입점·직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는 한강버스를 출퇴근 대안 뿐만 아니라 관광·레저용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야경을 즐기려는 시민과 요즘 부쩍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야간 운항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