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정예환-임영효 교수팀, 생명을 지키는 ‘스마트 센서’ 개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02 14:23

집에서도 스텐트 수술 합병증 ‘혈액 누출’ 실시간 체크…사망률 27% 합병증 조기 발견 가능

스텐트 근위부에 부착된 초박막 유연 센서가 혈액 유입을 감지한다. 센서 내부 LC 공진 회로에서 발생한 주파수 변화는 외부 리더기로 무선 전송된다.

▲스텐트 근위부에 부착된 초박막 유연 센서가 혈액 유입을 감지한다. 센서 내부 LC 공진 회로에서 발생한 주파수 변화는 외부 리더기로 무선 전송된다. 이를 통해 환자는 집에서도 실시간으로 스텐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자료=한양대)

대동맥류 스텐트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이제 집에서도 치명적인 합병증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됐다.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정예환 교수 연구팀과 의과대학 심장내과 임영효 교수팀은 스텐트 그라프트 시술(EVAR) 후 발생하는 '혈액 누출(엔도리크)'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초박막 무선 센서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침묵의 살인자' 엔도리크, 이제 조기 발견 가능



대동맥류는 혈관이 부풀어 파열 위험이 있는 질환으로, 최근에는 개복 수술 대신 스텐트 그라프트를 삽입하는 EVAR 시술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이 적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시술 후 스텐트와 혈관 벽 사이로 혈액이 새는 '엔도리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Type-I 엔도리크는 환자의 약 3%에서 나타나며, 방치할 경우 사망률이 27%를 넘는 치명적인 합병증이다.


문제는 기존 진단 방식이었다. 환자들은 수개월마다 병원을 방문해 CT나 MRI 촬영을 받아야 했고, 그 사이 발생하는 혈액 누출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초박막 소재로 만들어진 이 센서는 스텐트에 부착돼 혈액 유입 여부를 전기 신호로 감지한다. 스텐트가 접히거나 펴지는 과정에서도 손상되지 않을 만큼 유연하고 안정적이다. 가장 큰 장점은 사용의 편리함이다. 환자는 복부 위에 외부 리더기를 가볍게 대는 것만으로 센서 신호를 확인할 수 있다. 병원 방문 없이 집에서 언제든 자신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것이다. 센서는 LC 공진 회로 기반으로 작동하며, 혈액이 유입되면 커패시턴스가 변화해 공진 주파수가 이동하는 원리를 활용한다. 이 변화를 무선으로 감지해 혈액 누출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환자 안전성과 생존율 향상 기대


임영효 교수는 “이 기술은 스텐트 시술 후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며 “엔도리크를 조기에 진단해 파열 위험을 낮추고, 필요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추가 치료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예환 교수는 “환자가 일상생활 중 손쉽게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EVAR 환자의 안전성과 생존율을 크게 높일 것"이라며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 환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공동 교신저자 임영효 교수・정예환 교수, 공동 제1저자 김수현 석박통합과정생・박선영 박사과정생 (사진=한양대)

▲(왼쪽부터) 공동 교신저자 임영효 교수・정예환 교수, 공동 제1저자 김수현 석박통합과정생・박선영 박사과정생 (사진=한양대)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 반도체 우수인재양성사업(정보통신기술기획평가원), 한국연구재단, 한양대학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10월 2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 'A Wireless, Implantable Sensor for Continuous Monitoring of Blood Leakage After Endovascular Aneurysm Repair'에는 한양대 박선영 박사과정생과 김수현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임영효·정예환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향후 임상시험을 거쳐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송기우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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