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홈플러스·이마트, 100g당 1990원대 가격
고객 유인 위한 ‘미끼상품’ 역할…추가 인하도 불사
올해 작황 상태 양호…김장철 앞두고 수요 선점 포석
▲롯데마트슈퍼 이양규 상품기획자(MD)가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수산 코너에서 생굴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슈퍼
겨울 제철인 '생굴' 출하기를 맞아 국내 대형마트 3사가 일제히 생굴 판매에 집중하면서 수요 선점에 나섰다.
고물가 속에서 소비 트렌드가 갈수록 '가성비'로 향하는 가운데, 최저가 타이틀 확보를 위한 업계 눈치싸움이 치열한 양상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오는 29일까지 전국 점포에서 경남 통영·거제, 강원 고성 지역에서 수확한 생굴 100g을 1990원에 판매한다. 당초 2990원에 판매 예정이었지만 보다 저렴한 1990원으로 한 차례 가격을 낮춘 것이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도 멤버십 특가로 '남해안 햇생굴(200g)'을 정상가 대비 반값인 3990원에 판매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마트도 신세계포인트를 적립하고 행사카드 결제까지 중복 적용할 경우 봉지굴(250g)을 4990원에 선보인다.
이들 업체가 판매하는 생굴을 100g 기준으로 환산하면, 롯데마트는 1990원, 홈플러스는 1995원, 이마트는 1996원으로 사실상 '1원 단위' 가격경쟁을 펼치는 형국이다. 같은 품목을 파는 경쟁사와 비교해 더 낮은 가격으로 상품 값을 내려 선보이는 것이 주된 전략이다.
올 들어 대형마트 3사는 제철 식자재나 인기 상품 등 주목도가 높은 특정 품목 위주로 초저가 경쟁을 벌여 왔다. 초저가로 내놓는 특성상 수익에 큰 보탬이 되지는 못하지만, 일종의 '미끼 상품'으로서 고객 유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앞서 올 3월 삼겹살, 7월 치킨·생닭, 8월 꽃게에 이어 이번 생굴 판매도 이 같은 초저가 대전의 연장선이다. 금어기 시즌에 판매한 제철 꽃게만 봐도 10원 단위로 단가를 깎으며 가격 싸움을 벌였는데, 이번에 1원 단위까지 폭이 좁혀질 만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다.
특히, 올해 굴 작황이 지난해보다 좋아 업계에서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 자신하는 눈치다. 태풍 영향이 없었고 늦가을 장마로 수중 생물 성장에 필요한 영양염 등의 공급이 활발해 생육 환경에 도움이 된 데다, 예년보다 해수온이 낮아 굴 유통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오는 11월 굴 수요가 높아지는 김장철을 앞둬 수요 확대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생굴 수요 선점을 위해 이마트는 올해 햇굴 판매 물량을 전년 동기 시즌 대비 10% 늘어난 33톤(t)을 준비했다. 롯데마트 역시 2월부터 생굴 양식어가와 사전 계약을 맺은 뒤, 총 50톤의 생굴을 확보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생굴은 판매 당해 작황과 생산량에 따라 시세·수급이 좌우되는 경향이 강한 품목이지만, 올해는 다행히 양호한 상태"라며 “제철 생굴은 수요가 보장되는 상품군인 만큼 대형마트들이 수요 선점에 공들이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