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UPI)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나서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그는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무기를 가진 국가)'라고 언급하며 북한의 핵무기 보유 현실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는데, 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조건으로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 “나는 그들이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하면 글쎄, 그들은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나는 그 점을 말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로 지칭한 적이 있다. 지난 1월 취임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김 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라 부르며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뉴클리어 파워를 언급하며 북한을 인도, 파키스탄 등 사실상의 핵보유국과 같은 범주에 넣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뉴클리어 파워 언급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김 위원장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없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게 하고 싶다"며 “그는 우리가 그쪽으로 간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100% 열려 있다"며 “나는 그와 매우 잘 지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29~30일 방한하는 일정 중 김 위원장 응답 여부에 따라 2019년 6월 '판문점 깜짝 회동'이 재연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시 판문점 깜짝 회동은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 머물던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 트위터 제안에, 최선희 당시 외무성 제1부상이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응답하며 성사됐다. 외교가는 북한이 대화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 등으로 공개적인 반응을 내놓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대언론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미래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번 순방 일정에는 없다"면서도 “물론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아시아 기준 25일 낮) 워싱턴 DC를 떠나 4박 5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