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AI로 효율성 향상…소비자 신뢰도 제고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1.07 12:16

보험연구원, 온·오프라인 세미나 개최
개인정보 수집·활용·관리 신뢰도 낮아

보험연구원

▲6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안철경 원장(오른쪽에서 4번째)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업무 효율성 및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인공지능(AI)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단순 반복 업무를 AI가 맡아 설계사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보험금 지급 속도를 개선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부작용 발생에 대한 걱정도 따르고 있다.


박소정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6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AI와 보험산업의 미래: 신뢰, 소비자, 그리고 인간 이해'를 주제로 열린 온·오프라인 세미나에서 AI의 수준이 생성형을 넘어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에이전틱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보험사들이 언더라이팅·클레임 심사·고객 상담 등 밸류체인 내 특정 도메인에 AI를 도입하면서 △신규 고객 온보딩 비용 절감 △판매 전환율 개선 △클레임 정확도 향상을 비롯한 성과를 창출했고, 콜센터로 접수된 민원을 AI가 상담사와 함께 듣다가 솔루션을 제시하는 기능을 도입한 결과 시간당 해결 건수가 가시적으로 증가한 사례도 있었다.




美 사례 들어 AI 기반 보험금 지급 위험성 지적

박 교수는 여전히 금융소비자들이 AI 보다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더 선호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소개했다. 손해보험사들의 AI 사용에 대한 인슈리티의 질문에 지난해에는 응답자의 29%가 '긍정적'이라고 답변했으나, 올해 발표된 조사에서는 20%로 하락했다.


AI를 사용하는 보험사에게 가입하겠다는 비중(44%→42%)과 AI 관련 경험이 긍정적이라는 비율(63%→47%)도 감소했다.



AI가 환각·편향·불일치 등의 단점을 갖고 있다는 인식 뿐 아니라 문제 발생시 책임소재에 대한 부분이 걸림돌인 것으로 평가된다. AI 보다 사람이 보험금 지급을 승인하는 경우 해당 기업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박 교수는 에이전틱 AI 활성화시 이러한 문제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브라이언 톰슨 미국 유나이티드헬스 최고경영자(CEO)가 살해당한 것과 관련해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이 많이 나왔던 것도 AI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용했던 알고리즘(nH Predict)의 보험금 지급 거부 결정 중 약 90%가 행정 항소절차를 통해 번복될 반큼 문제가 많았던 탓이다.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AI를 이용한 보험금 지급 거부 관행에 대한 사회적 반발을 들어 AI 기반 효율성 추구가 의료정의와 신뢰 위기로 전환될 위험이 있는 만큼 포용적이고 투명한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또한 디지털 취약계층이 데이터 셋에서 제외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윤리적 알고리즘 관리를 통해 AI 편향이 개인 신용도·위험도를 결정하지 않도록 인간 중심적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보험사 개인정보 수집

▲개인정보와 관련해 보험사들의 신뢰도가 금융기관 중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자료=보험연구원]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 관점에서 디지털 보험서비스의 개선과제를 제언했다. 생·손보사를 막론하고 CM채널의 보험료 수입 비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신종 디지털 금융사기 등이 기승을 부리면 소비자 불안이 산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과 올 1월 엠브레인퍼블릭을 통해 전국 19~69세 성인 총 5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보험앱의 만족도가 다른 금융기관 앱 보다 여러항목에서 가장 낮았다는 결과도 공개했다.


다만 보험사가 유병자가 고령소비자를 위한 건강상품 개발을 위해 보건의료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6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보 제공 선호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보험료 할인, 오·남용 방지, 편의성 향상, 강력한 수준의 정보보호 등이 거론됐다.


변 연구위원은 “보험서비스 제공시 개인정보 수집·활용·동의 요청 절차를 개선해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며 “정보 이용·처리의 엄격성에 대한 이해를 높여 보험사의 보건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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