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KB국민은행 리딩뱅크 탈환
생산적 금융 비중 확대에 상대적 부담
RWA 전환·인력 및 체계 비용도 예상
KB지주 “RWA 안정적 관리 예상”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올 3분기 KB국민은행이 리딩뱅크를 탈환했지만 타이틀 유지에 부담 요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생산적금융' 전환과 각종 비용 증가로 인한 변화에 적응하면서도 금융환경 변동과 수익구조 관리에 촘촘한 방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3조364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이 3조3561억원을, 하나은행이 3조3133억원을 나타내며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순익 상승폭을 늘리면서 리딩 지위를 가져갔지만 신한·하나은행과 크지 않은 격차로 1위를 차지한 만큼 리딩뱅크 유지를 위한 수익성 관련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선 4분기 이후 리딩뱅크 경쟁이 기업대출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지주사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시행하는 생산적금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여신 포트폴리오 변화 속도를 끌어올리는 한편 이에 발맞춘 수익성 창출이 은행권의 주요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국민은행의 경우 기업·중소기업과 같은 생산적 금융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타 은행보다 구조적인 어려움을 더 크게 겪을 것이란 평가다. 전통적으로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안정적 리테일 비중이 높고, 신한·하나은행 대비 기업여신 비중이 낮은 상황에서 시작하기에 기업대출로의 전환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3분기까지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기업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55% 후반대로 가장 높다. 우리은행은 약 53.9%, 국민은행은 약 51.5% 수준이다.
가계대출 비중을 높이면 RWA(위험가중자산) 전환 비용도 증가한다. 기업대출이 평균적으로 주담대보다 위험가중치가 높기 때문이다. 즉 같은 금액의 대출이 나가도 필요한 자기자본이 훨씬 증가한다. 기업대출 확대로 자본적정성(CET1) 압박도 커진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기업여신이 강한 타 은행과의 경쟁을 위해 인력이나 심사체계 재편에 따른 비용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여신은 가계여신과 달리 기업 네트워크나 심사역 전문성, 중견기업과의 관계 등이 기반이 되는데 수익성이 높은 여신을 취급하기 위해선 이런 역량이 보다 크게 요구된다.
국민은행은 리테일 중심 영업망에 강점을 지니고 있어 IB·기업금융에 기반을 다져 둔 신한·하나은행과의 보폭을 좁혀가는 과정에서 기업 간 관계 기반 영업인 기업대출로의 전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실적 격차를 좁혀오는 신한·하나은행과의 경쟁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불과 100억원 차이에 그쳤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2022년, 2023년 리딩뱅크 승기를 쥐었을 당시 기업대출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점이 긴장 요소다. 올 들어서도 하나은행은 기업여신 심사역 풀이 크고 네트워크가 강한 강점을 살려 기업대출 증가폭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말 대비 기업대출 잔액이 12조원 가량(6.8%) 늘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증가폭이 각각 6조원대, 4조원대인 것과 비교해 가파르다. 하나은행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자본력으로 위험가중자산 증가 부담이 큰 기업 대출에 확대 여력이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그룹 차원의 자산구조 전환과 투자가 예상돼 있어 이후 진행 속도에 이목이 모인다. 나상록 KB금융지주 재무담당 상무(CFO)는 지난달 30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부동산 중심의 자금 운용을 제조업과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부동산 금융에 지나치게 쏠린 자산을 제조업과 SME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위험가중자산의 질을 높이며 전환해 나가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관리에도 자신을 보였다. 그는 “내년에는 RWA 관리의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지만, 지난해와 올해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충분히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