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에서도 건설사들 신입 채용 기조 유지
사고 이후 안전관리 강화·비주택 사업 확대 등 구조 변화 반영
HDC·대우·두산, 안전·토목·플랜트 등 핵심 직군 중심 선별 채용
▲HDC현대산업개발 채용공고. 사진=HDC현산 채용 페이지 캡처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서도 신입사원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업황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안전관리를 비롯해 경영지원·플랜트 등 필수 직군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인재 확보 전략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은 지난 10일부터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시작했다. 이번 공채는 2023년 이후 2년 만에 재개되는 신입 선발로, 두 자릿수 규모로 진행된다. 채용은 △건축 △토목 △전기 △기계 △경영 등 5개 분야로, 시공·품질·사업관리부터 재무·회계까지 본사와 현장을 아우르는 직무에서 인재를 선발한다.
HDC현산은 2022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안전 조직을 대폭 재정비해 왔다. 올해는 기존의 안전관리·리스크 관리 인력 보강 기조에 더해 인사·경영지원 등 관리직군 비중도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사고 이후 강화된 안전 시스템이 신입 채용 구조에도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건설은 이보다 앞서 9월 30일부터 하반기 공채를 시작했다. 올해는 건축 외에 토목·플랜트 직군의 선발 비중을 크게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회사의 사업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몇 년간 주택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주택 사업을 확대해 왔다. 그 결과 올해 기준 주택·건축 비중은 60% 이하로 줄었다. 반면 플랜트·토목 매출은 각각 14%, 21%까지 비중이 늘었고 2022~2023년 사이 각각 66%, 33% 증가하며 비주택 부문 흑자 전환도 이끌었다.
이 같은 사업 재편은 채용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많아 토목직은 꾸준히 뽑고 있다"며 “홍천 양수발전이나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B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관련 인력이 더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안전관리 직군도 현장 수요에 맞춰 지속 충원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9월부터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면서 안전·현장 리스크 관리 직군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전년과 유사한 전체 규모를 유지하되, 안전 인력만큼은 예년보다 선발 폭이 넓어진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도 안전직을 꾸준히 선발해 왔으며, 올해는 신입 채용 과정에서 안전 분야를 조금 더 강화하는 흐름이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올해 채용 흐름을 불황기일수록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구조적 조정으로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체 채용 규모는 예년만큼 늘리기 어렵지만 안전관리·토목·플랜트 같은 필수 직군은 오히려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대형 SOC·에너지 사업과 현장 안전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경기가 어려워도 선택적·핵심직군 중심의 채용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