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행사 등 모임 증가로 주류 판매 최대 성수기
할인은 기본…주종·물량 확대, 가성비·초고가 판매
지난해 말 가정 채널 주류 선방 “외식 수요 흡수”
“정국 불안 해소로 돌아온 특수, 소비 활성화 기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하우스오브신세계 와인셀라에서 행사 제품을 모델들이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세계백화점
유통업계가 연말 주류 경쟁에 불씨를 붙였다. 가족 행사·홈파티 등 모임이 늘어나는 연말 시즌을 노려 와인·샴페인·맥주 등 각종 주류를 대상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퍼붓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정국 불안으로 사라졌던 연말 특수가 돌아오면서 매출 확대 기대감도 더 높아지고 있다.
18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하반기 주류 행사 '신세계 드링크 페스타'를 운영한다. 와인 위주였던 주종을 올해는 위스키·전통주·사케 등으로 다양화했으며, 소장 가치가 있는 프리미엄급부터 저단가 상품까지 대규모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저단가 상품은 행사 전 대비 최대 10% 할인가로 선보인다.
대형마트도 연말 주류 대전에 합류한다. 롯데마트는 오는 26일까지 잠실점·서울역점·상무점에서 '2025년 하반기 블랙벙커데이'를 개최하고 총 2000여종의 주류·연관 상품을 최대 50% 저렴하게 선보인다. 실속형부터 수백만 원대의 프리미엄형까지 폭넓은 와인 라인업을 준비했다.
이마트도 19일까지 하반기 최대 규모의 '와인장터' 행사를 운영한다. 특히, 올해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1년 전부터 사전 기획해 인기 와인을 대량 구매했다. 국내에서 찾기 힘들었던 화이트·스파클링 신상품 와인들을 최대 30% 할인가로 선보인다. 아울러 데일리 와인도 해외 판매가 대비 저렴한 1만원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대로 판매한다.
소비자 접점 확대와 함께 경품·할인 혜택까지 내세운 편의점도 있다. 최근 CU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주류 예약·픽업 서비스 'CU BAR(바)'를 시작해 와인·위스키·맥주·하이볼·전통주·사케 1800여종의 폭넓은 주류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고객 감사 차원에서 이달 말까지 상품 구매 후 픽업을 완료한 고객 대상으로 경품 혜택을 제공한다.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3만원 이상 주류를 구매한 5000명 대상의 포켓CU 상품권 증정 등도 내걸었다.
이들 업체가 주류 프로모션에 공들이는 이유는 주류 소비가 급증하는 연말 시즌 특성상 4분기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통상 11~12월은 와인 수요가 몰려 평월 대비 약 2배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시기로 꼽힌다.
특히, 계엄 사태·탄핵 정국으로 소비가 위축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사라진 연말 분위기가 돌아오면서 유통업계의 매출 확대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말 여러 악재가 맞물려 핵심 상권에서 인적을 보기 힘든 상황까지 연출되자 특히 외식업 피해가 컸던 가운데,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 가정 시장 타깃의 유통 채널은 그나마 매출 방어에 성공한 편이다.
실제 주요 유통업체의 주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주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4.2% 올랐다. 같은 기간 편의점 CU의 주류 매출은 14.1%로 두 자릿수 신장 폭을 보였다.
업체별로 대규모 물량과 함께 카드 할인·요일별 특가·초고급 와인·위스키 등 각종 판매 전략을 내세우면서, 올해도 순조로운 판매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이달 1~17일 기준 이마트의 주류 매출은 전년 동요일 대비 20.7% 올랐다. 신세계백화점과 CU의 주류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5.5%, 7.2%씩 성장세를 나타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로 송년 모임·행사들이 축소돼 외식업계 타격이 컸던 당시 가정 채널로 일부 수요가 옮겨 붙는 상황이 연출됐다"면서 “이를 통해 조금이라도 매출 방어가 가능했지만, 차라리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가 사라져 소비가 활성화되는 것이 매출 확대에 더 큰 기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