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 멈추자 코스피 분위기 변화…반등 가능성 고개 들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1.27 14:26
오늘아침 증시

▲27일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가 진정되면서 코스피의 표정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고공행진하던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선 데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난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통화정책 부담까지 일부 해소되자 증시의 반등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후 1시 기준 3989.45로 출발한 뒤 장중 상승폭을 확대하며 4010선까지 올라섰다. 이후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3980선 부근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148억원, 3114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 역시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 조짐을 보였다.


◇ 환율 안정·금리 동결…외국인 수급 부담 완화

증시 반등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환율 안정이 꼽힌다. 최근 1470원대를 넘나들던 원·달러 환율은 1460원대 초반까지 내려오며 급한 불을 껐다.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고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커지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된 영향이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재유입될 경우 환율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최근 급등했던 환율은 단기적으로 상단을 확인한 뒤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고환율 상황에서 추가 인하가 원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환율과 금리 모두 '급변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 압력도 완호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82%대를 기록하며 지난주 30% 수준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통화 완화 성향으로 평가되면서 금리 불안 심리가 다소 누그러진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시장을 짓눌렀던 'AI 버블 논란'도 다소 잦아드는 분위기다. 뉴욕증시는 전날 △엔비디아(+1.37%) △마이크로소프트(1.78%) △브로드컴(3.26%) △팔란티어(1.36%) 등 주요 AI 관련 종목이 상승 마감하며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탰다.


국내 반도체주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장중 10만원 선을 웃돌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고, SK하이닉스 역시 3% 넘는 오름세를 기록했다.



◇ “외국인 매도 진정…단기 반등 여지는 열린 상태"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수급 변화가 단기 반등의 여지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이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가 약 14조원에 달하며 과도한 조정이 나타났다"며 “단기 과매도 주체가 외국인이었던 만큼 외국인이 재차 매수에 나설 경우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 상승 효과가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 매도 강도는 단기적으로 극단 수준에 근접해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수급 지표상 과매도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기술적 반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20영업일 외국인 순매수·시가총액 비율이 -0.44%까지 하락해 과거 위기 국면을 제외하면 하단에 근접한 수준"이라며 “최근 매도는 펀더멘털 악화보다 수급 요인에 따른 차익 실현 성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등 초반에는 반도체와 2차전지 등 낙폭과대 업종 중심의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반의 분위기도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급락 이후 반등 초입 국면에 진입하면서 투자심리 역시 점진적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변 연구원은 “지난주까지 급락하던 국내 증시가 이번 주 들어 반등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며 “시장 리스크가 여러 측면에서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으로 유동성 기대가 위축됐지만, 최근 미국 경제지표 둔화와 증시 조정으로 인해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분위기는 분명 달라졌지만 완전한 추세 전환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이어진다. 환율 안정과 금리 동결이 단기 반등을 이끌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 흐름과 미국 통화정책 변수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돼다는 점만으로도 코스피에 숨통이 트인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실적과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번 반등은 일시적 흐름에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수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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