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LNG산업협회, 제9회 LNG포럼서 2026년 에너지 시장 해법 제시
최승신 C2S컨설팅 대표 “재생에너지 비용 상승 한계 뚜렷, LNG에 기회”
이상준 서울과기대 교수 “AI&데이터센터 전력공급 LNG가 유일, 12차 전기본에 비중 늘려야”
박진표 태평양 변호사 “기후 정치보다 지정학 리스크 관리가 에너지정책&안보에 더 중요”
▲최승신 C2S 컨설팅 대표가 3일 민간LNG산업협회서 주최한 제9회 LNG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공급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AI·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수요가 맞물리며 LNG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3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9회 LNG포럼에서 산업계·학계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새정부 에너지 전환기에 액화천연가스(LNG)를 핵심 전원으로 인정하고 국가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LNG산업협회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2026년 LNG 산업·시장 전망"을 주제로, 내년 글로벌 LNG 수급과 가격, 전력계통 불안정 심화, 에너지 안보 패러다임 변화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보이지 않던 비용'…“LNG의 역할 더 커질 것"
발표를 맡은 최승신 C2S 컨설팅 대표는 최근 발표한 2026년 글로벌 에너지시장 전망 자료를 근거로 “세계는 아직 '에너지 전환'이 아니라 '에너지 추가(energy addition)' 단계"라고 진단했다.
최 대표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하는 동시에 석탄·석유·가스 소비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며 “풍력·태양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설비 결함, 비용 급등,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며 현실적 한계를 지적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풍력은 8MW 이상 대형 터빈에서 고장 빈발, 보증·보험비가 급증하고 있다. 태양광은 중국발 과잉 공급으로 가격 널뛰기, 다수 기업 파산·상장 폐지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송전망·계통 제약으로 마이너스 전기요금 증가, 출력제어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 수소 역시 인프라 80%가 아직 개념 설계 단계, 경제성·전환 손실 과다 등의 문제가 여전한 상황이다.
최 대표는 “전환기 에너지 시스템은 비용 상승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즉시 대응 가능한 전원은 사실상 LNG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에너지 안보 3.0 시대'의 핵심 요소로 규정했다.
전력망 한계·AI 전력수요·수소 지연…“글로벌 가스수요, 감소 쉽지 않다"
▲3일 제9회 LNG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노남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LNG 수요의 구조적 요인으로 △송전망 보강 지연 △수소·암모니아 전환 차질 △AI·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전력 수요 확대 △석탄→가스 전환 필요성 지속이라고 분석했다.
노 실장은 “단기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존재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LNG 수요 증가세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날 발표에서도 과잉공급과 공급부족이 공존하는 시장 구조, 미국·일본·아시아의 신규 가스 프로젝트 급증 등이 소개되며 LNG 시장의 불확실성과 기회가 동시에 커지고 있는 상황을 뒷받침했다.
NDC 2035, 재생·가스 계획 조정 난관…“그래서 LNG가 더 중요"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최근 확정된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현실적 재조정을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특히 “AI와 데이터센터 수요를 현실적으로 충당하기 위해서는 LNG가 가장 현실적인데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LNG비중을 축소하려하고, 이는 LNG수입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정책적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또 “APEC 2025 공동선언문에서 재확인된 LNG의 안보·유연성 역할을 한국도 다시 평가해야 한다"며 LNG를 '전환형 에너지'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일본이 LNG 과잉·가격 하락을 오히려 '기회'로 삼고 가스발전 기저화 검토, 아시아 시장 개척 및 트레이딩 시장 선점과 같은 적극적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황과 맞닿는다.
“낙관적 탄소중립은 위험"…“LNG를 전환기 핵심 전원으로 인정해야"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지정학 리스크를 강조하며 “에너지정책은 기후 대응보다 지정학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며 “너무 낙관적인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오히려 국가 에너지안보를 약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기후분야만 강조할 뿐 이같은 인식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홍해·중동 리스크, 유럽의 재생에너지 투자 부진, 미국의 기후의제 후퇴 등을 언급하며 △현실적 전원 믹스 기반의 실행 가능한 에너지계획 수립 △전력시장 예측 가능성 회복△LNG 도매·트레이딩 시장 제도 개선 △주배관망 투명성·공정성 강화와 같은 현실 기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중요한 것은 생산량이 아니라 누가 에너지 공급을 통제하느냐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기업들이 더욱 대형화 될 필요도 있다"며 에너지 안보의 초점이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LNG는 전환기를 지탱하는 필수 전원"…2026년 시장 대응에 속도 낸다
민간LNG산업협회 김창규 부회장은 “에너지 시장이 구조적으로 빠르게 변하는 지금, LNG는 한국의 국가 생존과 산업 경쟁력을 지탱하는 전략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이 인도네시아 석탄 금지, 일부 국가의 LNG 수출 중단 조치에 대응이 늦었던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안정적 공급을 넘어 능동적 LNG 트레이딩·조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LNG는 전환기의 필수 전원이며, 재생에너지와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평가했다.
민간LNG산업협회는 “2026년 글로벌 LNG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가스 관련 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LNG포럼을 대한민국 대표 가스 포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