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전략산업 및 생태계, 스케일업 지원
국민성장펀드 150조 중 40%는 지역배분
5년간 반도체 20.9조·모빌리티 15조 투자
민간공동위원장에 박현주·서정진 회장
“정부·산업계에서 투자수요 100건 접수”
내년 초 속도감 있는 자금 집행 계획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등이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국민성장펀드는 우리 경제의 미래인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금융지원프로그램으로, 5년간 인공지능(AI),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에 150조원을 지원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국민성장펀드의 운용전략, 재원배분에 대한 자문역할을 수행할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에 참여한다.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첨단전략산업, 중소·기술기업 지원
금융위원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국민성장펀드 출범식'과 '제1차 전략위원회'를 개최하고, 국민성장펀드의 구체적인 운용계획 등을 공개했다.
국민성장펀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첨단전략산업과 그 생태계를 폭넓게 지원하고, 생태계의 관련 벤처혁신기업과 스케일업을 지원한다. 국민성장펀드 자금의 40% 이상은 지역에 배분되도록 한다. 5년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는 정부보증채권 75조원과 민간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다. 민간자금 유치규모는 첨단기금과 재정(2026년 1조원 예산 반영)을 마중물로 유치할 수 있는 최소 수치로, 사업별 조달 구조에 따라서는 보다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전략산업을 직접 영위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지분투자 펀드 등을 통해 중소·기술기업 전반을 지원한다. 특히 초장기기술투자펀드를 활용해 장기인내자본이 필요한 유망기업에 대해 10년 이상 장기투자를 지원하고, 직접지분투자방식을 활용해 데카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첨단기술기업에 적극적인 투자자금을 제공한다.
5년 기준 산업별 배분을 보면 AI에 총 30조원을, 반도체 20조9000억원, 모빌리티 15조4000억원, 바이오·백신 11조6000억원, 이차전지 7조9000억원 등이다. 이는 한도 개념이 아니고, 산업현장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AI의 경우 직접지분 4조원, 간접투자 6조원, 인프라투융자 10조원, 초저리대출 10조원 등으로 구성됐다.
직접투자방식은 회사채 발행 또는 저리대출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의 증자라운드에 직접참여하거나 대규모 공장증설을 위한 SPC(특수목적법인)의 증자에 참여하는 것이다. 간접투자방식은 첨단기금과 민간자금이 공동으로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정책목적에 맞는 지분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특히 블라인드펀드와 함께 프로젝트펀드도 도입해 대규모 투자 및 신속한 투자를 촉진한다.
인프라투융자는 첨단기업 및 벤더사, 기술기업 등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전력망·발전·용수시설 등 인프라 구축사업을 지원하는 것을 뜻한다. 초저리대출은 대규모 설비투자, 연구개발(R&D) 등 자금을 국고채금리 수준인 2~3%대의 저금리로 제공한다. 산업은행이 일정부분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초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
이억원 “산업-금융 융합...혁신기업에 자원 공급"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정부는 국민성장펀드 출범에 앞서 전문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갖춘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는데도 주력했다. 운용방향에 대한 자문을 위한 '전략위원회'와 정책 지원사항 논의를 위한 부처간 협의체인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를 가동하고, 주요 운용성과에 대해서는 전문가 풀에 지속적으로 환류해 공정성 및 투명성을 확보한다. 이 중 산업계·금융권·정부 합동의 자문기구인 전략위원회는 펀드 운용방향과 산업지원전략에 대한 자문역할을 담당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민간공동위원장을 맡는다. 해당 기구는 개별 건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와 관련해 현재 지방정부 및 산업계‧사업부처에서 100여건(153조원)이 넘는 투자수요가 접수됐다"며 “정부는 국민성장펀드 사무국과 협업해 초기프로젝트에 대한 실무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국민성장펀드 사무국은 내년 초부터 속도감있게 자금이 집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 세계가 생존을 건 산업·기술 패권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우리도 70년대 중화학·수출중심 경제 전환, 90년대 후반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에 필적하는 전략적 국가역량 총동원이 필요한 시기"라며 “대한민국 산업의 혁신수요와 금융부문의 전문적인 자본공급능력이 만나는 결정적인 접점이 바로 국민성장펀드"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산업과 금융이 융합할 때, 국민성장펀드는 비로소 혁신기업들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시점에,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자원을 공급하는 강력한 엔진이 될 수 있다"며 “향후 20년 경제성장엔진을 마련하는 국민성장펀드의 여정을 금융권, 산업계, 정부가 함께 만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