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출범, 연료전지 시장 정체와 수익 악화 지속
2024년 영업손실 267억 등 2년간 누적적자 500억
1년 전부터 순환 휴업, 희망퇴직, 그룹사 전적 진행
97차례 전적 공모 통해 100명 이상 포스코그룹 이동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국퓨얼셀 본사. 사진=한국퓨얼셀 홈페이지
한국퓨얼셀이 연료전지 사업의 구조적 한계와 지속적인 경영 악화로 사업 정리에 나섰다. 회사는 청산 과정에서도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단계적 지원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퓨얼셀은 지난 7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법인 해산을 의결하고 현재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2019년 연료전지 제조 및 발전소 운영·유지보수 전문 기업으로 출범했으나, 연료전지 시장의 성장 정체와 수익성 악화로 사업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퓨얼셀은 최근 2년간 누적 적자 규모가 약 500억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재무 부담을 안아 왔다. 2024년 영업손실은 267억원으로 최근 수년간의 누적 흑자 규모를 넘어섰으며, 2025년에도 상당한 수준의 추가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이러한 구조적 적자 상태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청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퓨얼셀은 청산 결정 이후에도 근로자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즉각적인 인력 감축 대신 단계적이고 완충적인 조치를 시행해 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약 1년 전부터 순환 휴업과 희망퇴직 제도를 병행 운영하는 한편, 그룹사 전적을 통한 고용 유지를 적극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총 97차례에 걸쳐 전적 공모를 실시했으며, 실제로 100명 이상이 포스코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전 직원 대상 설명회와 개별 면담을 통해 청산 일정과 전적·희망퇴직 등 선택 가능한 방안을 사전에 안내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근무 지역, 직무 특성, 처우 조건, 최근 그룹사 채용 여력 축소 등의 사유로 20여명의 인력은 전적이나 희망퇴직을 선택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퓨얼셀은 법인 청산 일정상 더 이상 절차를 미루기 어려운 시점에 이르러 법적 요건에 따라 일부 인력에 대해 해고 예고 통지를 진행했다. 다만 효력 발생 전까지 해고 대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전적 공모를 병행하고 있으며, 희망퇴직 조건도 종전보다 대폭 상향해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외부 전문기관인 LHH Korea와 협력해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직 상담과 심리 상담 등 지원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한국퓨얼셀이 연료전지 시장의 구조적 한계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지만,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적자로 회사가 문을 닫는 상황에서 희망퇴직 조건을 오히려 상향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퓨얼셀 관계자는 “약 1년 전부터 전환배치와 희망퇴직 등 다양한 방안을 선제적으로 추진해왔고, 청산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최선의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