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FDI 안보심사제도 개선과제’ 보고서
▲출처=한국경제인협회.
전세계 첨단기술 패권경쟁 속 국내 산업기술 유출 피해 사례도 늘고 있는 만큼 외국인투자(FDI) 안보심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조수정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의뢰해 제작한 '외국인투자 안보심사제도 개선 방안 검토' 보고서를 14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국내 1000대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83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첨단산업에 대한 민간 투자가 꾸준히 확대되는 모습이다.
동시에 대규모 투자로 확보한 핵심 전략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기술보호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2020년부터 자견 6월까지 5년여간 한국의 해외 유출 산업기술은 110건으로 집계됐다. 그 중 국가핵심기술은 33건에 달했다.
이로 인한 산업계 피해 규모는 약 23조2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술 유출은 특히 반도체(38%), 디스플레이(20%), 전기전자(8%) 등 국가 전략산업에 집중됐다.
미국, 유러변합(EU), 일본 등은 투자 단계에서 안보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전략기술 보호를 위해 투자 심사 범위를 단순 지분 취득 통제는 물론 기술·데이터 접근 차단 등으로 확대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은 '외국인투자심사현대화법'(FIRRMA)을 2018년 제정했다. 이를 통해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권한을 확대했다. 그 결과 인수합병(M&A)은 물론 기업의 소수지분 확보, 군사·핵심 인프라 인근 부동산 취득까지 외국인투자 심사대상에 포함됐다.
EU는 2023년 '경제안보전략'에서 외국인투자 안보 심사를 핵심 정책수단으로 채택했다. 이어 2024년 발표한 '외국인투자심사규정(안)'에서는 그린필드·간접투자 포함, 미디어·핵심 원자재 등 전략산업으로의 심사 대상 확대, 27개 회원국의 제도 도입 의무화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일본은 작년부터 악의적 사이버 활동, 민감 정보 접근, 제3국 우회투자 가능성이 있는 투자자를 '특정외국인투자자'로 분류해 별도 규제하고 있다.
한국은 심사 지분요건(외국인 지분 50% 이상 취득), 심사 대상(그린필드 투자 등 제외) 등 외국인투자 안보심사제도의 적용 범위가 주요국에 비해 좁다. 보고서는 최근 국제적 흐름을 감안해 우리나라도 외국인투자 안보심사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4대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전략산업에 대한 안전망 구축을 위해 심사대상 확대, 경영권 취득 기준 하향, 그린필드 투자 규율 등이다.
한국은 외국인투자 안보심의 대상이 주요국에 비해 제한적이다. 이에 데이터, 핵심 인프라·공급망, 광물, 디지털 기반 등 국가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분야로 심사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동시에 한국도 현행 안보 심사 대상 기준(지분율 50%)을 하향하거나 경영권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를 심사 대상에 포함하도록 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린필드 투자에 대한 안보심사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간접지배 형태의 투자 역시 외국인투자 안보심의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산업·기술 협력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약한 고리가 되지 않도록 FDI 안보심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의 글로벌 파트너십과 공급망 연계가 위축되지 않도록 정교한 제도 운영 또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