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이스타항공, 중대형기 보잉 787 도입 승부수
제주항공, 구매 도입 737-8로 기종 단일화…내실 집중
지난해 적자 확대…규모의 경제-비용 효율 전략 충돌
▲제주항공 여객기 블록·티웨이항공 여객기 윙렛·진에어 여객기·이스타항공 여객기 모형. 사진=박규빈 기자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가 창사 이래 가장 극적인 전략적 갈림길에 섰다. 고환율과 고유가, 포화 상태에 이른 단거리 노선의 '치킨 게임' 속에서 주요 LCC들이 생존을 위해 서로 다른 비행 항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은 중대형기 도입을 통한 장거리 노선 확장에 사활을 건 반면 제주항공은 차세대 단일 기종 도입을 통한 원가 절감에 집중하고 있어 어느 쪽의 전략이 최후의 승자가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몸집 불리기'의 선봉에 선 티웨이항공은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1조2742억원의 역대급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내실은 멍들었다. 유럽 4개 노선 취항과 대형기 A330 도입에 따른 고정비 급증으로 3분기 누적 2093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채 비율 역시 4000%를 상회하며 재무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이러한 출혈에도 불구하고 LCC들의 '대형기 러시'는 멈추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재편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차세대 대형기인 보잉 787 드림라이너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구체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향후 장거리 노선에 취항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진에어는 모회사인 대한항공으로부터 777-200ER 대형기 4대를 리스해 운용 중이다.
실제로 진에어는 대형기 운용 효과를 톡톡히 봤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이 1000억원대 이상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것과 달리 진에어는 777을 수요가 몰리는 일본·동남아 노선에 탄력적으로 투입하며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을 65억원 수준으로 방어했다. 이는 대형기를 활용한 '공급 조절'이 고환율 시대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제주항공은 경쟁사들의 '대형기 외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737 단일 기종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 1조1763억원을 기록했으나 환율 상승과 난카이 지진설에 기인한 일본 노선 수요 위축 등의 악재로 12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럼에도 제주항공은 '위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은 기존 737-800보다 연료 효율이 15% 뛰어나고 항속거리가 1000km 긴 737-8 기종을 구매 방식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임차료 등 고정비를 줄이고, 발리나 중앙아시아 같은 틈새 중거리 노선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LCC 최초로 인천-발리 노선에 취항해 1년 만에 탑승객이 60% 이상 증가하는 등 단일 기종으로도 충분히 수익성 높은 노선을 발굴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LCC 업계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정비 부담이 큰 장거리 노선 확장은 초기 안착에 실패할 경우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단거리 노선에만 집중할 경우 과당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