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총장 재공모 결정, 2년 이상 직무대행 체제 더 길어져
가스공사·한수원·지역난방·가스기술공사 등 후임 사장 선임 지연
계엄•탄핵, 새정부 출범, 기후부 개편 등 맞물리며 어수선한 상태
지방선거 공천 탈락한 정치권 인사 앉히려는 시간끌기 전략 의구심
▲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연합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에너지 분야 주요 기관장 자리가 공석이거나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의 후보 탈락자들을 대거 낙하산으로 앉히려는 시간끌기 작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관장 인선이 지연될 수록 경영 공백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한전공대) 총장 선임이 또다시 지연됐다. 한전공대는 지난 6일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최종 후보 3인에 대해 표결을 진행했지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대학 측은 차기 이사회에서 총장 선임 계획안을 다시 수립할 예정이다. 2023년 말 초대 총장 사퇴 이후 2년 이상 총장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총장 선임이 재차 미뤄지면서 대학 운영 안정성과 중장기 발전 전략 수립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에너지 공기업 역시 사장 인선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달 사장 후보 재공모를 결정했지만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통상 인선 절차에 2~3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방선거 이후로 선임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주요 에너지 관련 공기업·기관 인선 현황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지역난방공사 역시 면접 이후 인사 검증 단계에서 절차가 정체된 상태다. 일부 후보의 부적격 사유가 제기되면서 재공모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술 공기업인 한국가스기술공사 역시 사장 선임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0일 한전KPS의 이사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전KPS는 1년 넘게 사장 인선이 마무리되지 못한 대표적 사례로 꼽히기 때문이다.
앞서 한전KPS는 지난 1월 20일 이사회를 열고 이미 내정이 확정된 신임 사장 인선을 철회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 변경을 추진했지만, 결격 사유가 없는 후보자를 대상으로 절차를 되돌리는 것이 위법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해당 안건이 의결 보류됐다.
당시 법조계와 업계에서는 시장형 상장 공기업인 한전KPS의 대표이사 선임과 해임은 상법과 관련 규정에 따라 주주총회 의결 사항이라는 점을 들어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2024년 12월 신임 대표이사 내정 사실이 공시된 상황에서 임추위 구성을 다시 변경하는 것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이사회에서는 지난 회의에서 위법 소지로 보류된 임추위 구성 변경안이 공식 안건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관리·감독 부처의 명확한 입장 정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주요 에너지 기관장 인선이 지연되는 이유는 계엄·탄핵 정국과 정권 교체,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등 굵직한 정치·행정적 사안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부의 인사 기조가 정리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 변수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월 초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청와대 수석·실장급을 포함한 정치권 인사 이동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 인선 역시 선거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정치권 인사들의 향후 진로를 고려해 공기업 인선 시점을 조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 출범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주요 에너지 공기업 인선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며 “기관장 공백이 길어질수록 조직 운영 안정성과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