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까지 간다”…조희대vs민주당 사퇴 두고 ‘전면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3.05 15:33

범여권, 조희대 ‘사퇴 압박’ 연일 최고조
“소임 다할 것” 버티는 조희대...‘역풍’ 변수

최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3법'(법왜곡죄 신설·재판소원제 도입·대법관 증원)을 두고 사법부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이 연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 동안 조 대법원장 사퇴론은 당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조 대법원장이 '사법3법' 강행처리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면서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5일 “조 대법원장이 물러나지 않고 버티면서 이번 갈등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민주당, 조희대 '탄핵론'까지 등장

발언하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 및 시·도당 공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당 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도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정 대표는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무능·무지할 뿐만 아니라 국민 정서에도 반하고 번지수도 잘못 잡고 있다"며 “지금 사법개혁에 대한 저항군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 3일 출근길에서 '사법3법'과 관련해 “갑작스러운 대변혁이 과연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심사숙고해달라"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역시 같은 발언을 두고 “국민이 입혀 준 법복 입고 '헌법과 법률' 뒤에 숨으면 썩은 냄새까지 사라지는 줄 아느냐"고 직격했다. 앞서 박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조희대 대법원장의 '법'은 이미 권위를 상실했다"며 “하루속히 사퇴하는 것만이 '법'의 신뢰를 회복하고, '법원'을 바로 세우고, 후배 판사들이 '판사'의 한 조각 자부심이라도 갖게 하는 길"이라고 썼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공청회

▲촛불행동 김민웅 상임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공청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범여권 일부에서는 사퇴 요구를 넘어 탄핵 필요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범여권 의원 모임인 공정사회포럼은 지난 4일 '조희대 탄핵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고 조 대법원장의 탄핵을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사법개혁도 몹시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조계원 민주당 의원도 “사법 독립은 조 대법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며 “사퇴하지 않으면 곧바로 탄핵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했다.


“사퇴 찬성" 54.6%...갈등 장기화 전망도

퇴임식 참석한 조희대 대법원장

▲노태악 대법관(맨 오른쪽)이 지난 3일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천대엽 대법관의 모습(오른쪽에서 두번째, 세번째)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갈등이 대법관 인사 문제와도 맞물려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준일 시사정치평론가는 “현재 노태악 대법관 후임 인사가 임명되지 않은 상황이고, 앞으로도 왜 임명이 지연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될 것"이라며 “문제를 해결하려면 청와대나 대법원장 중 한쪽에서는 타협을 해야하는데 지금처럼 장기화하면 민주당 입장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최근 조 대법원장이 법왜곡죄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미 통과된 법에 대해 사법부 수장이 저항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며 “그래서 '사퇴하라'는 요구가 더 거세게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민주당은 내란 문제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며 “사법부도 내란 사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면서 그 책임의 정점에 조 대법원장이 있다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론 역시 일정 부분 사퇴 요구에 힘을 싣고 있다. 여론조사꽃이 지난해 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찬성한다'는 응답이 54.6%에 달했다. 국민 10명 중 절반 이상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에 찬성 입장을 보인 셈이다. 최 평론가는 “대통령 지지율이 60%로 높고,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높은 것은 국민들 사이에서 이 문제를 완전히 정리하고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진 사퇴 가능성 낮아…지선서 민주당에 부담될 수도"

사법개혁 완수 발언마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개혁 완수 발언을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조 대법원장이 실제로 사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3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어떠한 경우에도 헌법이 부여한 소임을 다하겠다"며 사실상 임기를 지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 평론가는 “조 대법원장이 6·3 지방선거까지도 사퇴하지 않고 버티면서 이 문제가 지방선거의 정치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민주당에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 평론가는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 사퇴 압박이 지선을 앞둔 정치적 공세라고 하지만 정치공학적으로만 보면 민주당에게도 꼭 유리한 전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정치적 갈등이 길어지면 국민들 사이에서 정치 피로감이 커지면서 민주당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평론가는 “민주당이 지금 이상의 강한 액션을 취하면 부정적 여론이 올라가면서 당 지지율이나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삼권분립 문제는 중도층과 보수층이 상당히 민감하게 보는 사안이기 때문에 지금은 민주당이 어떻게 할지 관망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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