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만약 열풍 ‘2라운드’…K-제약바이오 전략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3.11 09:10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 출고가 절반으로 인하…비만약 가격경쟁 본격화
복제약發 경쟁 심화 ‘초읽기’…올해부터 주요국 위고비 특허만료 잇따라
‘먹는 위고비’ 등 경구제 출시도 변수…“올해 비만시장서 중요한 전환점”
경구제부터 제네릭·패치형까지…‘후발주자’ 국내 업계도 제형혁신 총력

위고비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올해 구조적 대전환기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주사제형 치료제 중심으로 전개됐던 경쟁 구도가 복제약·경구제형 등으로 확장하며 시장이 팽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후발주자인 우리 제약바이오업계도 경구제를 비롯한 제형 혁신 전략을 통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원개발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내년 1월 1일부터 자사 GLP-1 계열 치료제의 미국 내 도매구입가격(WAC)을 35~50% 인하한다.


해당 제품들의 현지 출고가는 비만치료제인 위고비가 1350달러, 당뇨치료제 오젬픽·리벨서스(경구제)는 각각 1000달러로, 내년 WAC 인하를 통해 이들 제품은 모두 675달러(약 100만원)로 일괄 조정된다.



이번 인하 조치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실질적 가격 체감은 물론 상징적 의미도 크다는 평가다.


앞서 노보 노디스크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약가 협상을 통해 위고비의 현지 판매가를 의약품 온라인 구매 플랫폼 '트럼프Rx' 기준 245달러(36만원) 수준으로 인하한 바 있다.



다만 이는 보험 미적용 현금결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가격으로, 인구 85%가 보험가입자인 미국 의약품 시장 특성상 실제 시장가 인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번 인하를 통해 내년부터 위고비가 현재 가격 대비 절반 수준으로 저렴해지면서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 내 비만치료제 가격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설명이다.


당장 올해부터는 인도와 캐나다, 중국 등 해외 주요국을 중심으로 비만치료제 가격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말부터 이들 국가에서 세마글루타이드의 핵심 특허가 만료되는데다, 연내 특허 만료국이 브라질과 터키까지 확대되며 바이오시밀러 등 복제약 출시가 잇따를 예정인 까닭이다.


한국의 경우 오는 2028년 세마글루타이드의 물질 특허가 만료되는 가운데, 2031년까지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도 특허가 만료되며 복제약 경쟁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시장 진입도 올해 비만치료제 시장을 구조적으로 전환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제 '위고비 필'이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획득한 이후 올해 월 20만원대 가격으로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마운자로 개발사 일라이 릴리의 먹는 비만약 '오포글리프론' 역시 내달 FDA 승인과 조기 출시가 점쳐져 경구제 경쟁이 본격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만치료제에 있어 올해는 '경구용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만 약물 접근성과 환자 선호도의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경구 제형은 콜드체인 요구가 없어 순응도와 편의성 면에서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처럼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올해 본격적인 격변기에 진입하는 가운데, 후발 주자인 국내 기업들도 경구제 등 제형 혁신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추진 중이다.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개발 중인 일동제약의 비만치료제 'ID110521156'은 현재 임상 1상을 완료하고 2상 진입을 앞두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경구제 후보물질 가운데 개발 진척도가 가장 높다. 짧은 약물 반감기와 낮은 간독성 등 우수한 안전성을 바탕으로 1일 1회 약물로 개발 중이다.


4중작용 주사제 'CT-G32'를 기반으로 계열 내 최초 신약 개발을 노리는 셀트리온은 다중 작용 경구제를 동시 개발하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경구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계열 내 최고 신약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며 오는 2028년 하반기 중 임상 1상 시험계획(IND)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약물전달 기술 등 플랫폼을 통한 경구제 개발 시도도 활발하다. 디앤디파마텍은 자사 자체 약물전달 플랫폼 '오랄링크'를 통한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 중(임상 1상)이며, 삼천당제약의 경우 자체 플랫폼 'S-PASS'에 기반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을 개발하며 글로벌 특허만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 대웅제약은 관계사 대웅테라퓨틱스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반 약물전달 플랫폼 '클로팜'을 적용한 '붙이는 세마글루타이드' 개발(임상 1상)을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은 해당 패치 제품의 적응증을 '유지요법'까지 확장해 비만치료 전주기를 아우르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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