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인프라 교체, 빅테크 AI 전력망 주문 쇄도
美관세 부분유예·현지업체 대납에 부담 줄어
‘미래 실적 가늠자’ 수주 잔고도 일제히 증가
HD현대일렉·LS일렉·효성重 실적상승 기대
▲HD현대일렉트릭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 공장(왼쪽부터), LS일렉트릭 충북 청주 스마트공장,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 모습. 사진=각사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전력기기 3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북미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에 더해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를 자체 구축하자는 자율 협약까지 맺으면서 주문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파생관세 확대 기조에도 전력기기는 일부 유예하는 데다 고객사가 관세 부담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관세 장벽 그늘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8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2%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예상치는 11.4% 증가한 1조 1306억원이다.
같은 기간 LS일렉트릭의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2%, 52.1% 늘어난 1조 3337억원과 1328억원이다. 효성중공업은 1조 3145억원의 매출과 175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각각 22.2%, 71.7%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전력기기 3사는 영업실적 상승세를 보여왔다.
올해도 실적 상승세를 잇는 이유로는 AI가 있다. AI를 뒷받침할 대규모 전력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초고압 직류송전 체계에 맞는 전력기기가 필요하다. 한국 전력기기 3사는 이와 관련한 제조 역량이 우수한 곳으로 꼽힌다. 765킬로볼트(㎸) 변압기와 배전반 기기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 실적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신규 수주 실적과 수주 잔고도 지난해 증가 추이를 보였다. 지난해 전력기기 3사의 신규 수주는 △HD현대일렉트릭 42억 7400만달러(약 6조 4037억원) △효성중공업 7조 7364억원 △LS일렉트릭 3조 715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HD현대일렉트릭 67억 3100만달러(10조 1740억원) △LS일렉트릭 5조 154억원 △효성중공업 11조 9000억원이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기기 수요가 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 7곳은 외부 전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최근 데이터센터용 전력 발전 체계를 자체 구축하겠다는 자율 협약을 맺었다. 미국 정부나 전력 유틸리티 기업들의 전력 인프라 구축 노력만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데다 일반 이용자의 전기료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AI 사업을 영위하는 빅테크들이 직접 전력 인프라 구축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6일자 행정명령으로 철강과 알루미늄 파생관세 부과 방식을 개편했다. 기존에는 제품의 철강과 알루미늄 함량에 맞춰 관세 15%를 부과했는데, 이제는 함량과 관계없이 제품 전체를 기준으로 파생관세를 매기는 식으로 바꿨다. 관세율도 15%에서 25%로 올렸다.
뼈대부터 모터 등 핵심 부품까지 철강이 많이 쓰이는 전력기기 가운데 초고압 변압기는 내년까지 해당 개편안 적용을 일시 유예하면서 15%의 관세율을 그대로 적용받게 됐다. 지난해 2월 15% 파생관세 부과 방침을 내놓은 뒤에도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등은 고객사가 억대 관세를 대신 부담해주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물더라도 한국 기업의 제품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전력기기 3사는 북미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생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20년 미 테네시주 멤피스 현지 변압기 생산공장을 인수한 뒤 3억 달러를 투자했다. 최근에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약 1억6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HD현대일렉트릭도 한국 울산뿐만 아니라 미국 앨라배마 몽고메리시 공장에 약 2억달러를 들여 초고압변압기 생산설비 50% 증설을 진행 중이다.
LS일렉트릭은 올해 초 부산공장 증설에 이어 미국 텍사스주에 마련한 현지 종합거점 '배스트럽 캠퍼스'에는 오는 2030년까지 2억4000만달러를 투자해 생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