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전기본, LNG ‘30년 제한’ 검토…수소발전도 사실상 퇴출 수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4.09 11:22

12차 LNG 역할 축소 흐름…신규 설비 ‘30년 제한’ 검토 관측
수소 혼소·전소 기술·경제성 논란 재부상…전원믹스 제외 가능성
LNG·수소 발전 신규 진입 통로 좁아질 듯…투자 위축 불가피
전문가들 “전원 선택지 축소는 수급과 가격 불안 키울 수 있어”

LPG/LNG 겸용 울산지피에스 발전소의 모습. 사진=SK가스

▲LPG/LNG 겸용 울산지피에스 발전소의 모습. 사진=SK가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발전이 사실상 전원믹스에서 밀려나는 '퇴출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9일 에너지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12차 전기본에서 신규 LNG발전에 대해 가동연한을 30년으로 제한하는 방안과 수소 혼소·전소 발전 역시 제외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력 수요는 증가하는데 주요 전원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력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12차 전기본 수요예측 작업은 상당 부분 마무리된 반면, 전원믹스는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방향성 논의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과거와 달리 논의 과정이 외부에 거의 공개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전기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수요는 11차 전기본 대비 약 5% 내외 증가하는 수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가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전력 다소비 산업 확대를 감안하면 절대적인 전력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문제는 이러한 수요 증가를 뒷받침할 전원 구성의 방향이 기존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논의 흐름을 종합하면 12차 전기본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무탄소 전원 중심 구조로의 재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 목표, 여기에 최근 중동발 에너지 위기로 촉발된 '에너지 자립'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화석연료 기반 발전의 입지는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흐름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LNG발전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신규 LNG발전에 대해 가동연한을 약 30년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통상 발전소 설계수명이 30년 이상임을 고려할 때, 이는 투자 회수 기간을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효과를 낳는다. 사실상 신규 LNG발전 투자 유인을 크게 떨어뜨리는 신호로 해석되는 이유다.


수소발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당초 11차 전기본에서는 LNG 열병합과 함께 수소 혼소 및 전소 발전이 중장기 전원으로 포함되며 다양한 선택지가 열려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적 완성도와 경제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부각되면서, 전원믹스의 핵심 옵션에서 빠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수소발전이 아직 상업적 주력 전원으로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인식이 정책 논의 과정에서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에 열려 있던 LNG 및 수소 기반 발전의 진입 경로는 대폭 축소되거나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11차 전기본에 포함됐던 열병합 2.2GW(잔여 1.3GW), 2033~2034년 유보물량 1.5GW, 2035~2036년 무탄소 경쟁입찰 1.5GW 등에서 LNG 열병합, 수소 혼소 조건부 발전, 수소 전소 등의 옵션이 빠질 경우 신규 사업 기회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전력 수요는 늘어나는데 선택 가능한 전원은 줄어드는 역설적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LNG는 계통 안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소는 중장기 탄소중립 전환의 가교 역할을 기대 받아온 만큼, 이들 전원의 급격한 축소는 전력 수급과 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12차 전기본이 사실상 '전원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장을 역임했던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탄소중립 방향은 분명하지만, 특정 전원을 사실상 배제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전력 공급 안정성과 비용 문제를 동시에 키울 수 있다"며 “원전과 재생에너지 중심 구조로 가더라도 LNG 등 유연전원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12차 전기본은 단순한 중장기 계획을 넘어, 한국 에너지정책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결정짓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아래, 현실적인 전력 수요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따라 향후 전원믹스의 윤곽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지성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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