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의약품, 지난해 대미 수출 49억달러…점유율 순위 16위→13위
바이오의약품, 수출증가 일등공신…중국·영국과 10위권 진입 경쟁
하반기 ‘최대 100%’ 품목관세 ‘촉각’…“기업·국가별 경쟁구도 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한국이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의약품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대미 의약품 수출 점유율을 전년보다 늘리며 최다 대미 의약품 수출국 10위권 진입을 목전에 뒀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 하반기 중 부과 예정인 미국의 의약품 품목관세가 우리 업계의 대미 수출 성장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6일 한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최신 UN 무역통계데이터에서 한국의 지난해 대미 의약품 수출 규모는 약 49억달러(7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 미국의 총 의약품 수입액(2138억달러)의 2.31%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24년 총 39억달러(5조8000억원) 규모의 의약품을 미국에 수출해 같은 해 미국 전체 의약품 수입액 중 1.87%(2126억달러 중 39억달러)의 점유율을 기록했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 규모가 전년보다 10억달러 증가하며 한국의 대미 수출 점유율은 0.44%포인트(P) 증가했다.
그 결과, 한국의 대미 수출액 순위는 지난 2024년 16위에서 3계단 상승한 13위로 올라 10위권 진입 가시권에 들었다.
지난해 기준 최다 대미 의약품 수출국 1위에는 19.93% 점유율을 기록한 아일랜드가 올랐으며, 2~10위는 △독일 △스위스 △인도 △벨기에 △프랑스 △싱가포르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 순으로 집계됐다. 10위권 진입을 놓고 경쟁하는 대미 수출국은 중국(11위)과 영국(12위)이다.
특히 지난해는 미국의 의약품 관세 부과 추진 여파로 수입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상황에서도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지난 2024년 미국의 의약품 수입 규모는 총 2126억달러(314조1000억원)로, 전년(1778억달러) 대비 19.6%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 수입 증가율은 0.6%(12억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국산 의약품의 대미 수출 증가분은 10억달러(1조5000억원)로, 산술적으로 국산 의약품이 미국 수입 증가분의 83%를 차지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한국의 대미 의약품 수출 성장 핵심 동력은 바이오의약품으로 지목됐다. 바이오의약품은 한국의 지난해 대미 의약품 수출 가운데 95.75%를 차지해 실질적인 수출 확대를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국산 제품의 대미 바이오의약품 수출 점유율은 지난해 4.32%(8위)로, 전년 3.43%(9위) 대비 0.88%P 증가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대미 의약품 수출 경쟁 구도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9월께 최대 100%에 달하는 고율의 품목관세가 부과될 에정인 까닭이다.
특히 영국의 경우 미국과의 합의를 통해 최대 10%의 의약품 품목관세율을 확보했으며,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스위스는 관세합의를 통해 15% 수준의 품목관세율 방어선을 구축했다. 이에 인도·중국·싱가포르 등 비 협정 체결국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는 협정 체결국을 중심으로 대미 의약품 수출 점유율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세부 조건에 따라 한국의 실질적인 수출 확대 효과가 제한적 수준에 불과할 가능성도 남는다. 우리나라의 핵심 수출 품목인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최소 1년간 무관세 적용 대상으로, 다른 국가의 바이오시밀러도 동일하게 이 적용을 받아 관세 부과에 따른 단기적 영향은 사실상 전무한데다, 대미 투자 약속 등을 통해 미국과 별도 합의에 성공한 브랜드의약품 판매 기업들 역시 무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를 비롯해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 등 글로벌 빅파마 17곳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최혜국(MFN) 약가인하 협의를 체결해 무관세 적용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이들 기업이 미국 브랜드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8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미국이 수입의약품에 부과하는 100% 관세가 9월 29일부터 본격 시행된다"며 “관세 부과 전후로 미국의 의약품 수입 규모와 국가·기업별 경쟁 상황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