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경연·에너지미래포럼·자원경제학회 공동 주최
전기요금 상승·전력수요 급증…산업계 비용 부담 가중
AI 데이터센터 확대 대비 수요관리·전원믹스 재설계 필요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에너지미래포럼·한국자원경제학회 공동 주최로 2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에서 정선구 에너지경제신문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하연 인턴기자
에너지 전환 정책이 산업 생존과 경쟁력 확보 관점에서 설계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기화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단순한 공급 확대보다 효율 향상과 소비 절감, 전력시장 유연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에너지미래포럼·한국자원경제학회가 2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에서는 '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에너지 정책 방안'을 주제로 전원믹스, 산업용 전기요금,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됐다.
최근 중동 사태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포럼 참석자들은 에너지 전환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속도와 방식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추진은 불가피하지만, 산업계가 감당 가능한 비용 구조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에너지 정책은 공급 확대 중심에서 벗어나 효율 향상, 소비 절감, 수요 분산, 전력시장 유연화 등 산업 생존형 전략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기조강연에서 “에너지 전환은 필요하지만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라며 “수급 안정과 적정 가격을 담보하지 못하면 전환 자체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이 제조업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금까지 추세라면 2040년에는 킬로와트시(kWh)당 300원을 넘길 수 있다"며 “비용 상승을 최소화하면서 저탄소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산업 전략"이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에너지미래포럼·한국자원경제학회가 2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유병욱 기자
김진수 한양대 교수는 탄소중립 목표도 산업 경쟁력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산업 경쟁력과 충돌하는 방식이라면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고려한 조화로운 전원믹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는 “글로벌 에너지 정책이 이제는 그린과 기후보다 생존을 위해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고민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봉 숭실대 초빙교수는 “우리나라에 에너지 정책은 너무 많지만 시장이 약하다"며 시장 원리에 기반한 합리적 전원믹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희집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는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중국, 미국은 물론 인도·베트남보다도 높은 수준"이라며 “첨단 제조업 중심의 한국 산업 생존을 위해 산업용 에너지와 전력요금 측면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AI 시대에 데이터센터를 확대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결국 전력 문제"라며 “그 나라의 AI 수준은 에너지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유수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산업과 차원이 다른 전력 수요를 유발한다"며 “수요 관리와 효율화 없이 단순한 공급 확대만으로는 전력 시스템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5년 약 8TWh에서 2038년 30TWh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냉각 효율 개선과 AI 기반 에너지 관리, 고전압 직류 배전 시스템, 부하 이동 등 효율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상민 한국공학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는 여러 발전원을 섞어 안정적 전력 공급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