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빈의 경영 Scope] 엇갈린 성적표 안고 출범할 ‘통합 조업사’ 한국공항…시너지냐 승자의 저주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5.30 15:00

폭풍 성장 KAS, ‘무차입 경영’ 바탕 초우량 체력 과시
적자 늪 아시아나에어포트, 인건비·리스 부채 직격탄
유가·통상 임금 팽창…거시 변수, 조업 생태계 옥좨
중복 자산 절감 기대 뒤 ‘노무비 상향 평준화’가 뇌관

한국공항(KAS) 소속 지상 요원이 항공기 유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공항 홈페이지

▲한국공항(KAS) 소속 지상 요원이 항공기 유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공항 홈페이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라 '메가 캐리어(Mega Carrier)'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하늘길뿐만 아니라 공항의 지상을 책임지는 조업 생태계에도 거대한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상 조업 자회사(지분율 59.5%)인 '한국공항(KAS, Korea Airport Service)'과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인 '아시아나에어포트' 역시 모기업의 통합 수순에 따라 하나의 초거대 지상조업사로 재탄생할 예정이어서다.


지상 조업은 △수하물 상하역 △항공기 견인 △급유 △객실 청소 △화물 처리 등 항공기 운항의 '손발'을 담당하는 항공 산업의 필수 모세혈관이다. 두 회사의 결합은 국내 공항 지상 조업 시장 점유율 과반을 훌쩍 넘는 압도적 지배자의 등장을 의미한다.


그러나 장밋빛 시너지가 기대되는 겉모습과 달리 최근 공개된 양사의 재무제표를 심층 분석한 결과 두 회사의 현실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는 한국공항과 달리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심각한 수익성 악화와 부채 급증이라는 치명적인 암초에 부딪혔다.



◇한국공항, 폭발적 이익 창출과 '철통' 재무 건전성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별도 기준 한국공항의 1분기 매출액은 15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1401억 원 대비 11.5% 증가했다. 더욱 괄목할 만한 것은 수익성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11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36.4% 급증했고, 당기 순이익 역시 87억 원에서 122억 원으로 40.2%나 뛰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7.9%에서 9.6%로 크게 개선됐다.



이처럼 한국공항은 국내 지상 조업 1위 사업자답게 실적과 재무 상태 모두 건전성을 뽐냈다.


이는 전형적인 '영업 레버리지 효과'의 시현에 기인한다. 지상 조업은 고가 장비의 감가상각비와 대규모 인력 유지비 등 고정비 비중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따라서 매출(물동량)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추가되는 수익이 고스란히 이익으로 꽂히게 된다. 한국공항은 엔데믹 이후 폭발하는 항공 수요를 바탕으로 여객(8.2%↑), 화물(15.9%↑), 급유(17.3%↑), 정비(25.7%↑) 등 전 부문에서 두 자릿수 안팎의 성장을 이뤄냈다.


최근 5개년 경영 수지 그래프. 자료=한국공항 제공

▲최근 5개년 경영 수지 그래프. 자료=한국공항 제공

특히 선제적으로 고도화한 통합 조업 시스템(TOSS)을 통해 인력과 장비 배치의 비효율을 없애 늘어난 매출을 폭발적인 이익 성장으로 직결시킨 것이다. 여기에 지게차 렌탈과 제주 생수 등 비 지상 조업 부문까지 8.7% 성장하며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


재무 건전성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이다. 1분기 말 별도 기준 한국공항의 자본 총계는 4024억 원에 달하지만 부채 총계는 1341억 원에 불과하다. 부채비율은 33.3%(연결 기준 34.5%)로, 대규모 장비 투자가 필수적인 장치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에 의존하지 않는 초우량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향후 아시아나에어포트의 악화된 재무 구조를 흡수할 때 강력한 완충재 역할을 할 핵심 요소다.



◇아시아나에어포트, 무너진 수익성과 폭증한 부채…합병의 '뇌관' 될까


통합 법인의 한 축을 담당할 아시아나에어포트의 2025년 재무 성적표는 참담한 상태다. 외형은 방어했으나 내부적인 원가 구조가 완전히 붕괴됐다. 유일한 긍정적 요소는 모회사의 위기 속에서도 매출액이 2461억 원에서 2550억 원으로 3.6% 소폭 증가하며 내부 시장의 물량을 지켜냈다는 점 정도에 불과하다.


2024년 영업이익 56억 원을 냈던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작년 51억 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 순이익 역시 202억 원 흑자에서 48억 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적자 전환의 절대적 원인은 매출 증가액을 까마득히 초월해버린 매출 원가가 190억 원 급격히 늘어난 데에 있다. 특히 '인건비 폭탄'이 치명적이었다. 종업원 급여는 1145억 원에서 1222억 원으로 불어났고 퇴직 급여가 2024년 92억 원에서 2025년 171억 원으로 약 85%나 폭등했다.


이는 확정 급여 채무 변동 내역에 '과거 근무 원가 61억2600만 원'이 새롭게 인식된 탓이다. 과거 근무 원가란 회사가 노조와의 합의 등을 통해 임금 체계를 개편하거나 퇴직금 산정 기준을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소급 상향해 줄 때 발생하는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다.


합병을 앞둔 불확실성 속에서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노조와의 임금 단체 협상, 또는 위로금 성격의 보상 체계 개편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모기업 아시아나항공의 재무난으로 조업 단가는 제대로 올려 받지 못한 채 막대한 노무비용 청구서만 아시아나에어포트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면서 수익 구조가 산산조각이 난 것이다.


아시아나에어포트 직원이 장비를 동원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대한 디아이싱 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 사진=아시아나에어포트 제공

▲아시아나에어포트 직원이 장비를 동원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대한 디아이싱 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 사진=아시아나에어포트 제공

수익성 악화는 재무 구조의 부실로 직결됐다. 2024년 말 654억 원 수준이었던 아시아나에어포트의 부채 총계는 2025년 말 1007억 원으로 단 1년 만에 54% 늘었다. 자본 총계는 결손금 발생으로 729억 원에서 651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 결과 89.7%였던 부채 비율은 154.8%로 수직 상승했다.


부채 폭등의 가장 큰 주범은 '리스 부채'다. 2024년 68억 원에 불과했던 리스부채(유동+비유동)는 2025년 무려 310억 원으로 약 4.5배나 폭증했다. 주석 11번(유형자산) 및 13번(리스)을 살펴보면 '사용권자산'이 대거 늘어나면서 리스부채의 비현금변동(신규 체결 및 변경 등)으로 무려 276억 원이 새롭게 인식되었다.


지상조업은 특수 조업 장비(GSE)와 화물 터미널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모기업의 오랜 자금난으로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장비를 직접 취득(CAPEX 투자)할 현금 창출력을 잃었다. 결국 필수 조업 인프라를 유지하거나 노후 장비를 교체하기 위해 '초장기 리스(Lease)' 계약을 대거 갱신하거나 신규 체결한 것이다. 이렇게 빚으로 끌어온 자산은 매년 58억 원에 달하는 사용권 자산 감가상각비와 막대한 이자 비용을 발생시키며 회사의 숨통을 조이는 악성 고정비가 됐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에어포트가 지분 24%를 보유한 관계기업 '아시아나티앤아이'의 투자주식 장부금액이 2024년 128억 원에서 2025년 29억 원으로 증발하다시피 급감했다.


이는 아시아나에어포트가 해당 기업으로부터 91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배당금을 수취하며 자본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극심한 영업적자 속에서 당장의 현금 유동성 경색을 막기 위해 관계 기업에 쌓인 이익 잉여금을 대거 끌어다 쓴 것이다. 단기적인 현금 가뭄은 해소했으나 장기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받쳐주던 든든한 투자 자산은 껍데기만 남게 된 꼴이다.


◇우량한 한국공항마저 짓누르는 '비용의 역습'


한국공항 소속 네오플란 램프 버스가 스텝 카를 통해 조업 대상인 여객기로부터 승객을 인계받고 있다. 사진=한국공항 제공

▲한국공항 소속 네오플란 램프 버스가 스텝 카를 통해 조업 대상인 여객기로부터 승객을 인계받고 있다. 사진=한국공항 제공

아시아나에어포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승승장구하는 한국공항의 2026년 1분기 IR 자료 속에서도 향후 거대한 뇌관이 될 수 있는 치명적인 원가 상승 시그널이 감지된다.


한국공항의 1분기 영업 비용은 전년 대비 9.4%(121억 원) 증가한 1412억 원으로 확인된다. 이 중 인건비는 7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9.6% 상승했다. 이유는 '통상 임금 기준 변경 및 신규 인력 채용'이다. 한국의 노동 환경상 정기 상여금 등이 통상 임금에 산입되면 24시간 교대 근무와 연장 근로가 필수적인 지상 조업 특성상 초과근무 수당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한국공항 역시 구조적인 인건비 팽창 구간에 진입한 것이다.


인력난을 대체하기 위한 도급비인 외주 용역비 역시 373억 원으로 8.7% 늘어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항공유 구입원가다. 조업 장비 운영과 항공유 판매 증가의 영향도 있지만, 국제 유가 등 거시 변수의 직격탄을 맞아 원가가 14억 원에서 29억 원으로 107.1% 상승했다. 이는 지상 조업 산업이 인건비와 유가라는 통제 불가능한 거시 경제 변수에 얼마나 구조적으로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다가올 합병, '메가 조업사'가 직면할 득(得)과 독(毒)


한국공항 지상 조업 장비가 대한항공 여객기에 급유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한국공항 제공

▲한국공항 지상 조업 장비가 대한항공 여객기에 급유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한국공항 제공

한국공항과 아시아나에어포트의 결합은 국내 항공 인프라 시장 재편을 의미하면서도 이면에는 당장 수술대에 올려야 할 치명적인 부작용들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크게 기대되는 긍정적 변화는 중복 인프라 제거와 자본적 지출(CAPEX)의 절감이다. 두 회사가 통합하면 동일 공항 내에서 중복으로 대기하던 토잉 카·스텝 카·하이 로더 등 수많은 조업 장비를 하나로 통합 운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가동률이 극대화돼 신규 장비 구매 비용을 대폭 아낄 수 있다. 특히, 빚을 내어 장비를 리스해야 했던 아시아나에어포트의 고비용 구조를 한국공항의 막강한 자본력과 자체 정비 네트워크(의왕·검단 정비 센터)로 흡수하면 비용 누수를 획기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글로벌 외항사들을 상대로 한 조업 단가 협상에서도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된다.


반면 우량 기업인 한국공항이 부실해진 아시아나에어포트를 떠안으면서 겪게 될 '승자의 저주' 리스크도 우려된다. 단기적으로 아시아나에어포트가 체결한 310억 원 규모의 악성 리스부채와 378억 원의 퇴직 급여 부채가 통합 재무제표로 이관되면서 재무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인사·노무 통합에 따른 인건비 상향 평준화' 요구가 빗발칠 경우다. 통상적으로 두 기업이 합병하면 노동조합은 양사의 임금 테이블과 복리후생 제도 중 '더 유리하고 높은 쪽'으로 맞춰달라고 강력히 요구한다.


◇'통합 한국공항' 성패, 뼈를 깎는 '비용 수술'에 달렸다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이미 2025년 과거 근무 원가 폭증으로 수익성이 붕괴됐고, 한국공항 역시 통상 임금 확대로 인건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수천 명에 달하는 양사 조업 인력의 인건비 베이스가 합병을 계기로 한 단계 더 뛰어오른다면 통합 법인(PMI)에 막대한 일회성 및 영구적 노무 비용이 발생해 합병 시너지로 얻은 이익이 순식간에 증발할 위험이 크다.


'메가 지상 조업사'는 대한민국 항공 물류의 압도적 1위 사업자로 올라설 것이 자명하다. 한국공항은 강력한 자본력과 효율적인 IT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아시아나에어포트를 흡수할 체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도 전에 아시아나에어포트가 지닌 '고비용·고부채'의 꼬리표를 단호하게 끊어내고, 양사 간의 폭발적인 인건비 리스크를 합리적으로 융합하지 못한다면 자칫 공멸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


때문에 부실 요인을 과감히 도려내고 융합의 파열음을 최소화할 경영진의 치밀한 재무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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