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500원대 ‘고유가 뉴노멀’…정유업계도 ‘장기 대비책’ 고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5.31 14:29

원·달러 환율 1500원선 오가며 변동성 심화
정유사들 지속적인 파생상품·스왑계약으로 대비
달러 거래가 기본…고환율 원가부담 확대 불가피

울산 앞바다 도착한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유조선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 '주주엔(Zouzou N) 호'가 13일 울산시 울주군 온산 앞바다에서 해상 원유하역시설인 부이를 통해 에쓰오일에 원유를 하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유가 속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고착화되는 '뉴 노멀' 가능성이 커지자 달러로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원래 정유산업이 유가와 환율 변동에 취약하기 때문에 정해진 가격으로 미리 계약해두는 헷지 전략을 펴지만, 고환율로 원유 도입 비용이 상승하면 전체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제품을 달러로 판매할 수 있는 국제 시장과 달리 내수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분이 판매 가격에 반영돼 부담이 더 커지는 구조다. 안정적 수급을 위해 스팟 물량 계약이 늘어나는 추이 속에서 고환율·고유가로 원유를 구매한 뒤 환율과 유가가 하락하는 상황도 마주할 수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고환율·고원가 상황에 대비해 통화 선도 거래 상품과 통화 스왑 계약, 원유 선물 파생상품 거래를 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에도 자본 유출이 커지면서 1500원선을 상회하고 있다. 올해 들어 3월 18일 1505원으로 마감하며 1500원을 돌파한 이후 4월 초까지 1500원선을 오갔다. 이달 들어서는 19일 1507.8원을 기록하며 재돌파해 1500원선을 상회하다가 이날 1497.4원으로 내려갔다.


미-이란 전쟁 이후 두바이유 기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뒤 지난 25일이 돼서야 98.09달러로 내려왔고, 앞으로도 올해까지는 고유가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정유사들이 겪는 고유가-고환율 이중고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들은 환율과 유가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각종 헷지 전략을 펴왔다. 미리 정한 환율로 일정 기간 달러를 거래하는 통화 스와프 계약과 통화를 미리 정한 환율로 특정 시점에 매수·매도하는 파생상품 계약이 대표적이다. 원유도 선물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유가 변동성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다만 정유 산업의 원재료인 원유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1500원대의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 원가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해외 수출 물량은 달러 거래가 기본이라 고환율 영향이 없지만, 국내 판매 물량은 원화로 가격을 매기기 때문에 고환율을 가격에 전가하게 되는 구조다. 지난 1분기 기준 정유4사의 매출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SK에너지 55.2%(연결조정 제외) △GS칼텍스 75.1% △에쓰오일 75.1% △HD현대오일뱅크 72%로 수출 비중이 더 크다.


사실상 매출 대비 원가 비중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유사들이 내는 평균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으로 다른 산업군에 비해 낮다. 유가 등락에 따른 재고효과가 실적에 반영된다는 특징 때문이다. 유가가 오르면 재고이익이 반영되지만,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번 1분기처럼 유가가 평시의 2배 수준으로 올라 영업이익률이 10%에 가까웠지만, 유가 하락이나 정제마진 악화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금방 적자로 돌아서는 순환 주기를 탄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 아래서는 정유사들의 원자재 도입 비용과 물류 비용이 증가하고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다"며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 정유사들이 경영상 신경 쓸 부분이 많아지지만, 환헷지 같은 장치를 두고 있어 환율 변동이 영업이익과 손실 여부를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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