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투표지 부족’ 사태…선관위 “책임 통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6.03 21:32

서울 14개소 투표용지 부족…인천·경기 ‘중단’
격앙된 국힘…‘부정선거론’ 이어 ‘선거 불복’ 거론
선관위 대국민 사과…“국민 신뢰 훼손 책임 통감”

고개숙인 선관위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9회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인 3일 전국 각지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잇따라 발생하며 곳곳에서 투표에 차질이 빚어졌다. 야권의 부정선거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엄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울시장 투표가 한창인 이날 오후 4시30분께 송파구 잠실2동 6투표소에선 준비된 투표용지가 모두 소진돼 투표를 일시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해당 투표소는 오후 1시 무렵 투표지 부족으로 유권자 대기줄이 서서히 연장됐는데, 결국 용지가 전부 떨어져 투표를 멈춘 것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같은 날 잠실4동·잠실7동 등 송파구 일대와 강남구·광진구 등 서울시 곳곳에서 이어지며 관내 14개 투표소까지 번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문제는 인천 연수구와 경기 화성시 등에서도 보고돼 혼란을 가중시켰다.



중앙선관위는 우선 상황을 파악한 뒤 각 투표소의 관할 선관위에서 투표용지를 긴급 이송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일부 투표소에 투표지 공급이 지연되면서 투표는 공식 마감시간인 오후 6시를 넘겨서까지 진행됐다. 일부 유권자들은 끝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는 거센 반발이 일어 선관위 책임론은 물론 부정선거론도 고개를 내밀며 선거 불복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 선거 개표를 지금 즉시 중단하도록 중앙선관위에 분명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독일 한법재판소로부터 '선거 전면 무효' 선언 이후 재투표가 명령된 베를린 지방선거를 언급하며 서울시장 선거 불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박성훈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공보단장은 논평을 통해 “선관위의 행태는 사실상의 '참정권 방해 행위'와 다름없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번 사태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선대본부장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긴급 입장을 내고 “2026년 대한민국의 투표 현장에선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충격적 사건"이라며 “투표율이 높아지자 긴장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논란이 가중되자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오후 9시 대국민 사과를 통해 “중앙선관위는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개표가 종료되는 즉시 일부 투표소의 투표 용지부족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모든 투표소의 투표를 마치고 개표가 진행 중에 있어 투표 용지가 부족한 투표소, 해당 투표소에 추가 이송된 투표용지 수, 투표 마감까지 지연된 시간 등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가 없는 상황" 이라며 “개표가 종료되는 즉시 해당 자료를 확인하고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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