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차질 감수”…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국 9개 공장·R&D 센터 ‘올 스탑·안전 점검’ 초강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6.04 10:09

2023년 통합 법인 출범 후 첫 전사 셧다운…“안전 없인 생산도 없다”
화약 다루는 대전·보은·여수 공장, 전 공정 ‘무인 자동화’ 전격 확대
한화솔루션 등 화학 계열사도 CEO 직속 특별 점검 릴레이 동참키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양주 CS 센터.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양주 CS 센터.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눈앞의 생산 차질을 감수하더라도 현장의 '완벽한 안전'을 확보하겠다며 전국 사업장의 가동을 멈춰 세우는 초강수를 뒀다. K-방산 호황기 속에서 납기 준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임에도 '안전 없이는 생산도 없다'는 경영진의 확고한 쇄신 의지가 반영된 파격적 행보다.


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부터 5일까지 이틀 간 필수 공정을 제외한 국내 9개 전 사업장의 생산 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대대적인 특별 안전 점검과 임직원 안전 교육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셧다운(가동 중단) 대상에는 K-9 자주포·장갑차·항공 엔진 등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인 경남 창원 1·2·3 사업장과 추진제·장약을 다루는 대전·충북 보은·전남 여수 사업장, 그리고 대전·판교·아산 등에 위치한 R&D 캠퍼스가 모두 포함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사 차원에서 동시에 공장을 멈춰 세운 것은 2023년 방산 통합 법인(에어로·한화디펜스·㈜한화 방산 부문) 출범 이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례적인 전면 조업 중단은 과거 발생했던 대전 사업장 사고와 같은 치명적인 인명 피해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혁신을 위해 단기적인 생산 지연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작업장 환경을 완벽히 통제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결단이다.


이틀간 전 사업장은 각 사업장장·안전 관리 책임자의 진두지휘 아래 강도 높은 '현미경 점검'을 받는다. 화재·폭발 위험 요소와 구조물·기계 장치의 불안전 상태를 샅샅이 살피는 것은 물론, 최근 3년 동안의 위험성 평가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철저히 검증한다.



특히 폭발 위험이 상존하는 화약류 취급 사업장(대전·보은·여수)에 대해서는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이와 관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실별 보호구 착용 실태 △접지 및 온·습도 제어 상태 △치공구 관리 △노후 안전 장비 △폐화약 관리 현황 등 전반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비상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훈련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들 고위험 사업장의 '안전 사고 제로(0)화'를 위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추진제 생산 등 화약 관련 공정에 대해 '무인 자동화'를 전면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본격적인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기존에는 고위험 공정에 한해 선별적으로 무인화를 진행했으나 앞으로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고 평가되는 공정까지 자동화 영역을 넓혀 인명 피해 가능성 자체를 원천 배제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장 근무자들의 안전 의식 무장도 대폭 강화한다. 양일간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급박한 위험 상황 발생 시 근로자가 즉각 작업을 거부할 수 있는 '작업 중지권' 행사에 대한 특별 교육을 실시해 현장 조직 단위의 비상 대응 계획을 재정립할 계획이다.


'안전 최우선' 쇄신의 신호탄은 그룹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화·한화솔루션·한화토탈에너지스·한화임팩트·YNCC 등 한화그룹 주요 석유화학 계열사들은 이달 10일까지 환경·안전 집중 점검에 돌입한다. 각 계열사는 대표이사가 직접 책임지고 주관하는 자체 점검단을 꾸려 국내외 전 사업장의 생산 공정과 현장 작업 안전 관리 실태를 전면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석유화학 계열사은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대대적인 정밀 점검 대상에 포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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