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의 정성호·속도전의 강훈식·민생의 한성숙…이재명의 선택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6.06 06:00

김민석 전대 출마 가시화…후임 총리 인선 본격화

발언 듣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취임 1주년을 맞으면서 이재명 정부 2기 개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오는 8~9월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사실상 굳힌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후임 총리 후보를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압축하고 막판 고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여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번 주 들어 세 차례의 독대를 잇달아 가졌다. 지난 1일 주례 회동에서는 김 총리와 만나 업무보고와 함께 전당대회 출마를 포함한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2일 오전에는 국무회의 직후 정 장관에게 따로 남아달라고 요청해 배석자 없이 단독 오찬을 함께했다. 지방선거 다음 날인 4일 저녁에는 대통령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해 자원·공급망 협의를 마치고 귀국한 강 실장으로부터 이례적으로 집무실에서 직접 대면 보고를 받았다. 통상 해외 출장 결과 보고는 다음 날 열리는 정식 회의에서 이뤄진다. 이 대통령이 저녁까지 기다리다 강 실장과 독대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이른바 '관리형 총리'가 아닌 민주당 중진 출신 측근을 차기 총리로 검토하는 배경에는 6·3 지방선거 결과가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차지했으나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고, 부산 북갑·경기 평택을 재보궐선거에서도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GTX 삼성역 철근 누락 등 악재 속에서도 강남 3구 보수 유권자 결집에 힘입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보수 후보 단일화 실패에도 불구하고 하정우 민주당 후보를 꺾으며 원내에 진입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향후 여야 충돌이 잦아질 수 있는 국면에서 정치 경험과 조직 관리 능력을 갖춘 인물이 총리를 맡아야 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성호 '대통령 40년 지기'…야권서도 비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정성호 법무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대표 재임 시절 이재명 대통령이 2024년 12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현재 여권에서 가장 앞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다. 정 장관은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40년의 우정을 이어온 친명계 좌장이다. 5선 의원(경기 양주·동두천)을 지내며 국회 예산결산위원장과 기획재정위원장을 역임했고, 2017년과 2022년 대선에서는 각각 캠프 총괄선대본부장과 총괄특보단장을 맡아 이 대통령을 도왔다.


정부 출범 후에는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과 맞물린 검찰개혁을 주도했다. 별명이 '무적(無敵)의 신사'일 만큼 온화한 성품으로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교류를 이어가는 의회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이미 국회 인사청문회를 한 차례 통과한 이력이 있어 재청문 부담이 적다는 점, 여야 어디서도 비토 세력이 없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는다. 한 여권 관계자는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개혁 과제를 추진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중도·합리 성향으로 평가받는 정 장관이 야당과의 소통과 설득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장관은 본인은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총리직을 고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훈식 '속도전 특사'…차기 주자 육성 시각도

이재명 대통령, 모란시장 방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성남 모란시장에서 강훈식 비서실장과 시식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의 또 다른 유력 카드다. 대선 경선부터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했고, 정부 출범과 동시에 초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1년간 청와대를 이끌었다. 재임 중에는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중동·유럽·미주를 넘나들며 UAE·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가스 수급을 확보하고, 최근에는 캐나다에서 60조원대 잠수함 수주전 지원에도 나섰다. 3선 의원 시절에는 당내 '온건파'로 분류돼 야당 의원들과의 소통이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3년생으로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대표주자인 강 실장을 총리로 발탁해 차기 주자로 육성해야 한다는 시각도 청와대 안팎에 있다. 오세훈 시장·한동훈 전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야권 차기 주자로 부상한 데 대응해 여권도 같은 세대의 정치적 자산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비서실장에서 총리로 직행하는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노재봉 전 총리 이후 35년 만의 일이며 부담 요인으로도 꼽힌다.



일부 부처 개각과 청와대 인사도 예정

참석자 발언에 웃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3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한 참석자의 발언에 웃고 있다. 오른쪽은 한성숙 중기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경제·민생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네이버 대표이사 출신 민간 인사로 플랫폼·디지털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을 담당하며 현장형 행정 경험도 쌓아왔다. 총리로 발탁될 경우, 이재명 정부 '첫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과 함께, 한명숙 전 총리 이후 여성 총리 배출이라는 정치적 의미도 갖는다.


총리 교체와 맞물려 일부 부처 개각과 청와대 인사도 예정돼 있다. 보건복지부·문화체육관광부·국토교통부·교육부 등 일부 부처를 중심으로 장관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해당 부처의 업무 추진 속도에 의문을 갖고 비공개 업무보고를 별도로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인사로는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과 김남준 전 대변인 후임 인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민정·사회·홍보소통수석 교체 가능성도 나온다. 외교부 장관 교체설도 함께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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