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대납 사기 등 신종 수법
“정교한 연출에 속아 송금하는 구조”
1~4월 금융사기 중 56% 차지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좋아요 누르면 건당 3000원 드립니다."
30대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좋아요를 누르면 돈을 준다는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업무를 시작했다. 실제 초기에 보상금이 입금되자 의심은 신뢰로 바뀌었다. A는 활동을 이어갔고 사이트에 표시된 수익금이 늘어나자 출금을 시도했지만, 수익금을 받으려면 먼저 일정 금액을 입금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A씨는 이를 믿고 송금을 반복했고 결국 12차례에 걸쳐 총 1억4200만원을 보냈다. 이후 해당 사이트는 사기 조직이 운영한 허위 플랫폼이며, 화면에 표시된 수익금 역시 조작된 금액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신종 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투자 욕구를 자극하거나 검찰을 사칭해 공포심을 조장하던 기존 금융사기 수법이 앱테크 사기와 발주 사칭 사기 등 변종 유형으로 진화해 일상을 침투하고 있다.
13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토스뱅크에 접수된 금융사기를 분석한 결과 신종 사기 수법은 올해 1~4월 전체 금융사기 중 56%를 차지했다.
신종 사기 대상과 명목은 다르지만 피해자 심리를 건드리는 구조란 점은 동일하다. 사기범들은 먼저 소액을 지급하거나 정교한 서류를 제시하며 신뢰를 쌓는다. 피해자가 상대방을 믿게 되는 순간 본격적인 사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주요 표적은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는 청년이나 소상공인이다. 청년층을 노리는 '리뷰·좋아요 아르바이트 사기'는 소액을 실제 지급하며 경계심을 무너뜨린 후 '팀 미션', '공동 구매' 등 명분을 붙여 점차 큰 금액의 선입금을 유도한다. 이후 출금 조건을 계속 추가하며 원금이라도 받고 싶은 피해자 심리를 자극한다.
소상공인 사이에서 '대납 사기' 또는 '발주 사칭 사기'로 불리는 수법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공기업이나 공공기관과 거래를 성사시키고 싶어 하는 소상공인 심리를 노린다. 공기업·공공기관 직원으로 사칭해 실제 거래 일정과 위조 서류로 신뢰를 쌓은 뒤 '지정 거래처 대금을 대신 납부해달라'고 요청하는 식이다.
토스뱅크에 신고된 금융사기를 보면 신종 사기 피해는 수백만원대에서 시작해 개별 사례로는 1억원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
토스뱅크는 신종 사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 몇 가지 주의사항을 당부했다. 먼저 소액의 돈을 입금받았으면 오히려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돈을 받았으니 진짜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훨씬 더 큰 금액을 요구하는 구조가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입금해야 출금이 가능하다', '대납하면 정산해 주겠다'란 요구는 비정상적인 거래란 점도 강조했다. 플랫폼이나 공공기관은 개인 명의 계좌로 돈을 받지 않는 만큼 입금 계좌주가 개인 명의라면 거래를 멈추고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토스뱅크 금융사기대응팀 관계자는 “신종 사기는 피해자가 사기 집단의 정교한 연출에 속아 송금하게 만드는 구조라 특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어떤 명목이든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 즉시 멈추고 금융감독원이나 금융회사에 연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