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천·용인 등 규제지역
차주 대출 잔액 ‘4.9조’
공적보증 축소·만기연장 제한 등
규제 방안 거론, 실수요자 피해 최소 고심
다음 달 세제개편안과 함께 세부안 공개 전망
▲금융당국이 투기 수요 차단을 위해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금융당국이 다음 달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전세대출 규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규제지역 내 주택을 보유한 채 다른 지역에 거주하면서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차주들이 주요 관리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관련 대출 규모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투기 수요 차단을 위해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출 규제 수단으로는 공적 보증기관의 보증 범위를 축소하거나 보증 제공 자체를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은행권 전세대출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 등의 보증을 기반으로 취급된다. 만약 보증이 제한되면 사실상 신규 전세대출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보증 비율을 낮추는 방식이 적용될 경우에도 은행이 부담해야 할 위험이 커져 심사 기준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미 전세대출을 보유한 차주에 대해서도 규제 적용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투기 목적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만기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 중 하나로 거론된다.
반면 전세대출 원금 일부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하는 방안은 사실상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대출은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임대인으로부터 반환받은 보증금으로 상환하는 구조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진다.
규제의 직접적인 타깃으로는 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비거주 1주택자가 지목된다.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져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주택을 보유하면서 실제 거주하지 않는 경우 투기성 여부를 상대적으로 판단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권 1주택자의 전세대출 잔액은 1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건수는 8만9000건 수준이다.
주택 소재지를 기준으로 보면 서울 소재 주택 보유 차주의 전세대출 잔액은 3조2000억원, 경기는 5조원, 인천은 1조원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체 규모는 9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서울 전역과 과천, 용인 등 경기 일부 규제지역에 위치한 아파트를 보유한 차주의 전세대출 잔액은 약 4조9000억원으로 파악됐다. 금융권에서는 해당 규모가 향후 규제 영향권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당국은 단순히 비거주 여부만으로 규제 대상을 일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직장 이동이나 교육, 가족 사정 등 실수요 목적의 사례도 적지 않아 선의의 피해를 최소화할 기준 마련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규제지역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동탄과 구리, 의정부 등 일부 지역은 반도체 산업 기대감과 서울 집값 상승에 따른 풍선효과로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추가 관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가 실제 매물 증가로 이어질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다주택자 대출 규제는 대출 연장 제한을 통해 보유 주택 매각을 유도하는 성격이 강했지만,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다. 전세대출이 막히더라도 월세 전환이나 자금 조달을 통해 전세보증금을 직접 마련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 규제 때와 같은 수준의 매물 출회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의 목적이 부동산 시장 안정뿐 아니라 금융과 투기 수요의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공적 보증을 활용한 자금이 투기적 수요로 흘러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관련 세부 방안은 다음 달 발표될 세제개편안과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