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산화물·일산화탄소도 간접 온실가스
청정에너지 수소도 누출되면 온난화 초래
메탄 지켜주고 성층권 수증기 높이는 역할
저누출 수소경제 수립해야 ‘그린 에너지’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도 통계 작성해야
▲수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때 발생하는 간접적인 기후 영향. 수소(H2)와 수산화 라디칼(⋅OH)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메탄(CH4, 빨간색 상자), 대류권 오존(O3, 파란색 상자), 성층권 수증기(H2O, 보라색) 농도가 증가한다. (자료=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 2026)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흔히 이산화탄소(CO₂)·메탄(CH₄)·아산화질소(N₂O)를 떠올린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최근 기후변화 정책이 놓치고 있는 또 다른 위험 요소에 주목하고 있다.
바로 '간접 온실가스(indirect greenhouse gases, iGHGs)'다.
특히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H₂)조차 대기 중으로 누출되면 온난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후 정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간접 온실가스, 기후 정책의 사각지대
간접 온실가스는 CO₂처럼 스스로 강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물질은 아니다. 대신 대기 중 화학 반응을 통해 메탄·오존·수증기 같은 다른 온실가스의 농도를 증가시키거나 수명을 연장해 결과적으로 지구를 더 뜨겁게 만든다.
대표적인 간접 온실가스로는 일산화탄소(CO), 비(非)메탄 휘발성 유기화합물(NMVOCs), 질소산화물(NOx), 분자 수소(H₂) 등이 있다. 이러한 물질들은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시설, 화석연료 연소, 화학공정 등 인간 활동에서 대량 배출된다.
스파크 클라이밋 솔루션(Spark Climate Solutions)의 일리사 오코 박사와 쓰리 케언즈 그룹(Three Cairns Group)의 장 프랑수아 라마르크 박사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 지구 온난화의 약 0.3℃, 즉 전체 온난화의 약 15%가 기존 기후정책의 관리 범위 밖에 있는 물질들에 의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후 정책에서 벗어난 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온난화 가운데 약 80%는 간접 온실가스의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배출 화합물, 관련 강제 메커니즘 및 대기 온도 변화에 대한 기여도> 수치는 1750년과 2019년 사이에 발생한 구성 요소 배출량이 2019년 전 지구 표면 대기 온도 변화(°C)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정치를 반영한다. 왼쪽의 수치는 배출한 온실가스 종류별로 기온 변화에 기여한 정도를 표시한 것이고, 오른쪽 수치는 대기 중 화학반응 후 남아있거나 새로 생성된 물질이 기온 변화에 기여한 정도를 나타낸 것이다. “HGs"는 염화불화탄소(CFC), 수소염화불화탄소(HCFC) 및 수소불화탄소(HFC)의 과거 배출량을 포함한 할로겐화 가스를 나타낸다. CFC와 HCFC는 강력한 온실가스(GHG)임에도 불구하고 교토 의정서가 채택될 당시 이미 몬트리올 의정서에서 오존층 파괴 물질로 규정되어 있었다. HGs(및 아산화질소)의 경우, 대부분의 오존 관련 영향은 성층권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자료=Science, 2026)
◇'간접' 온실효과는 어떻게 일으키나
간접 온실가스는 크게 세 가지 경로로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첫째,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의 수명을 늘린다. 대기에는 메탄을 분해하는 '청소부' 역할의 수산화라디칼(OH)이 존재한다. 하지만 간접온실가스인 CO나 H₂가 존재하면 먼저 OH와 반응해 이를 소모한다.
그렇게 되면 메탄이 분해되지 못하고 대기 중에 더 오래 남는다. 메탄은 100년 기준으로 CO₂보다 약 28배 강한 온실효과를 갖기 때문에, 수명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온난화가 발생한다.
둘째, 대류권 오존을 만든다. 오존은 성층권에서는 자외선을 막아주는 보호막이지만, 지표 부근 대류권에서는 강력한 온실가스이자 대기오염물질이다. NOx, CO, NMVOCs는 광화학 반응을 통해 대류권 오존을 생성한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은 현재 대류권 오존 온난화 효과의 약 60%가 CO와 NMVOCs, NOx에 의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셋째, 성층권 수증기를 증가시킨다. 특히 수소는 산화되면서 성층권 수증기를 늘리는데, 성층권 수증기는 강력한 복사강제력을 지녀 추가적인 온난화를 일으킨다.
◇현재 배출 실태는 어떠한가
간접 온실가스는 이미 광범위하게 배출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CO와 NMVOCs가 유발하는 온난화 효과는 약 0.25℃로, 교토의정서에서 정한 관리 대상 온실가스 6종 중 하나인 아산화질소(N₂O)의 온난화 효과(약 0.11℃)보다 두 배 이상 크다.
이들 간접 온실가스는 다양한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된다. 대표적인 배출원으로는 자동차와 선박 연소, 발전소와 산업 공정, 석유화학 공장, 유기용제 사용, 바이오매스 연소, 수소 생산·운송·저장 시설 등이다.
특히 수소경제 확대는 새로운 배출원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수소는 연소 과정에서 CO₂를 배출하지 않는다. 그래서 철강·화학·항공·발전 분야의 탈탄소 핵심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수소는 직접 온실가스는 아니지만 강력한 간접 온실가스"라고 경고한다.
노르웨이의 '키케로 국제 기후연구센터 (CICERO - Center for International Climate Research)'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지구 환경 리뷰(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소의 기후영향을 종합 분석했다. 연구진은 수소의 100년 지구온난화지수(GWP100)를 12로 제시했다. 이는 질량 기준으로 수소 1kg이 장기적으로 CO₂ 약 12kg에 해당하는 온난화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 짧은 20년 기준에서는 GWP가 약 30~40까지 상승해, CO₂의 30~40배나 되는 단기 온난화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생산·저장·운송 과정에서 수소 누출
더 큰 문제는 수소가 매우 작은 분자여서 쉽게 새어나간다는 점이다.
수소는 생산·저장·운송·충전·사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누출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액화수소 공급망의 증발 손실은 10% 이상에 이를 수 있고, 충전소 이송 과정에서도 6.3~15% 수준의 배출 가능성이 보고됐다.
또한 기존 천연가스 배관을 수소용으로 전환할 경우 누출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연구자들은 세계 수소 수요가 급증하고 누출률이 약 10%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2100년까지 추가로 0.05~0.1℃의 온난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수소경제가 기후위기 해결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누출 수소경제(low-leakage hydrogen economy)'가 구축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수소경제의 성패는 생산량 확대만이 아니라 얼마나 누출을 줄이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대기 중 수소의 배출원과 소멸원. 수소의 배출원(빨간색 화살표)과 흡수원(파란색 화살표)을 나타낸 그림으로 배출량 또는 흡수량의 중심 추정치를 표시했으며 괄호 안에 범위를 표시했다. 단위 테라그램(Tg)은 100만 톤에 해당한다. 대기 중 수소는 지표면 배출과 화학적 생성에서 거의 동일한 비율로 발생하며, 수산화 라디칼(⋅OH)에 의한 산화와 토양에 의해 흡수 제거된다. 가장 주요하고 불확실성이 큰 흡수원은 토양 흡수다. (자료=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 2026)
◇초정밀 수소 감지 기술 개발 필요
현재 국제 기후체계는 주로 교토의정서의 '온실가스 바스켓'에 포함된 물질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이 체계는 약 30년 전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당시에는 간접 온실가스의 기후 영향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21세기 기후위기 대응은 겉으로 보이는 온실가스만 줄이는 시대를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대기화학적 상호작용까지 관리하는 정밀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간접 온실가스 관리가 탄소중립 시대의 새로운 과제가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응책으로 △CO, NMVOCs, NOx, 수소를 공식 배출 관리체계에 포함하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의 확대 △수소 생산·운송·저장 시설에 대한 누출 허용기준과 의무 보고제도의 도입 △기후관리릉 위한 초정밀 수소 감지 기술의 개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기업 기후공시에도 간접 온실가스 포함 등을 제시했다.
과학계는 긴접 온실가스 관리 확대를 통해 기후 정책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간접 온실가스는 수명이 짧아 집중 감축할 경우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