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0시부터 인하
주유소 가격 1800원대 전망
“국제유가 하락분 선제 반영”
▲가격 알림판이 보이는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7차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ℓ)당 150원씩 내리기로 했다. 정유사 공급 상한가는 6차 대비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각각 인하된다. 정부는 향후 주유소 기름값도 리터당 1800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7차 최고가격은 27일 0시부터 4주 간 적용된다.
산업통상부는 26일 “'민생 안정'이라는 최고가격제의 기본 취지에 맞춰 국내 석유가격 안정과 국민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국제유가 하락분을 선제적으로 반영, 7차 최고가격을 전격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합의 후 국제유가가 70~80달러대로 하락한 추세를 시장 가격에 미리 적용해 석유 소비자가격 인하를 유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25일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5달러로 전쟁 직전(72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72달러, 두바이유는 64달러까지 하락하며 70달러 수준을 밑돌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종전 MOU 합의 후,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사례가 증가하는 등 중동정세의 불확실성은 다소 줄어든 상황"이라며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 초·중반까지 하락했고,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6월 초 대비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3월 27일부터 시행한 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1차(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보다 모든 유종을 210원씩 올렸다. 이후 3차부터 6차까지 가격을 동결하면서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의 상한가가 석 달가량 유지돼 왔다.
정부는 7차 최고가를 150원씩 내리면 최근 2000원 초반대의 주유소 가격도 1800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정부는 정유사들의 기존 유류 재고가 소진되기까지 시간이 걸려 주유소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까지 다소 시차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더라도 국내 기름값 하락까지 통상 2~3주가 걸린다. 정유 업계로서는 유가 하락 전 비싼 가격으로 사들인 유류를 소진할 때까지 기존 최고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국제유가 하락분을 미리 반영해 최고가를 내린 이유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최고가격 하락을 국민들이 신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기존 재고가 남아있다는 이유로 가격 인하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주유소에 대해 면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소비자 단체와 공공기관 합동으로 전국 1만여 개 주유소의 가격과 물량을 집중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범부처 시장점검단'이 고강도 현장 점검을 실시해 주유소의 불법 행위를 적발하고, 엄정 조치할 예정이다.
정부는 당분간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 방침도 재확인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는 석유류 소비자 가격이 안정화될 때까지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7차 최고가격은 향후 4주간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중동정세, 국내외 유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관련 상황 변화에 따라 4주 조정주기를 탄력 운영할 예정이라며 그 전에 종료 여지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