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정부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한 ‘토허제’ 지정

임진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7.05 11:55
ㅇ

▲임진영 건설부동산부 부장

지난달 30일 정부가 기습적으로 경기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이른바 '토허제'로 대표되는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등 '3중 규제'로 묶었다.


이번 조치는 국토교통부를 출입하는 기자단 내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전격적인 조치였다. 보통 부동산 정책은 정부의 공식 발표 전에 그 규제 내용과 발표 일시 등이 사전에 국토부 출입기자단 내에 엠바고(특정 시점까지 보도 유예 조치)를 걸고 공유된다.


이는 부동산 정책이 대중에 발표되기 전에 사전 유출되면 주택시장에 미칠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보안 강화를 위해 비공개를 전제로 하면서도, 국토부 출입기자들이 사전에 관련 내용 등을 충분히 사전에 취재하고, 정책에 문제점이나 미비점이 없는지 여론이 미리 살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번 6·30 조치는 출입기자단에도 이런 대책이 나온다는 사전 공유조차 전혀 없이 당일 오전 8시에 관련 내용이 기습 발표됐다. 국토부를 맡고 있는 담당 기자들 입장에선 전혀 준비돼지도 않은채로, 국민들에게 미칠 영향이 큰 토허제 지정 대책에 대해 부랴부랴 후속 취재에 들어가야 했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이 사전에 출입기자단에도 해당 내용이 전혀 사전에 공유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전 유출 위험을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원론적인 설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부 일탈 사례가 있다고 해서 중요한 부동산 정책을 사전에 국토부 출입기자단에도 '쉬쉬'하고 정부가 기습발표하는 것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겪에 불과하다.


그리고 국토부가 부동산 정책을 출입기자단에도 비밀로 하고 기습 발표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표면상의 '보안 강화' 사유보다 더 근본적인 뒷배경이 존재한다. 그것은 토허제 추가 지정 자체가 정부 입장에서 떳떳하지 못한 '땜질식 처방'이기 때문이다.


당초 강남 3구로 한정됐던 토허제는 풍선효과로 마포구와 성동구 등 한강 인접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르자, 서울 한강벨트 지역이 토허제로 추가 지정됐다. 이후 한강벨트 인접 지역 아파트 값이 오르자 정부는 지난해 가을 서울 전역을 토허제로 묶어버렸다.


하지만 서울 집값은 올해 5월 양도세 중과세 유에를 앞두고 급매물이 잠시 소화된 시기를 제외하고, 6월 선거가 끝나고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다시 급등하고 있다. 사실상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토허제 규제는 실패한 셈이다.



이번에 토허제 구역에 새롭게 편입된 동탄, 용인 기흥, 구리 역시 지난해 10월 경기도에서 토허제를 피한 지역으로 풍선효과로 인해 집값이 오르자 토허제 규제를 받았다. 그러자 이번엔 그 반대급부로 용인에서 토허제 규제가 아직 미치지 않은 처인구와 구리시와 인접한 별내 신도시 아파트 값이 들썩거린다는 소리가 벌써부터 들린다.


계속 특정 지역을 규제로 묶고, 규제를 피한 인접지역 집값이 오르면 또 그 지역을 추가로 묶으면 전 국토가 토허제 구역으로 지정되는 것도 멀지 않은 미래가 될 수 있다. 다음 국토부 부동산 규제가 '용인 처인구와 별내 신도시의 토허제 기습 지정'이라는 뻔한 레파토리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임진영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임진영 기자 입니다. 건설부동산 ijy@ekn.kr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