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이어 eSSD로 AI서버 정조준
▲삼성전자가 선보인 기업용 데이터 저장장치 PM1763 제품.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최적화된 차세대 '기업용 데이터 저장장치인 SSD(eSSD,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양산에 돌입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9세대 V낸드와 4나노 컨트롤러를 앞세워 업계 최고 성능을 구현하면서 HBM에 이어 저장장치 시장에서도 AI 서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속 규격인 PCIe 6.0을 적용한 기업용 SSD(eSSD) 'PM1763'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PCIe 6.0은 SSD와 컴퓨터 부품 간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넓혀 기존보다 2배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최신 규격이다. PM1763은 빠른 읽기 속도와 최적화된 설계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PM1763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루빈(Vera Rubin)'에 탑재되는 제품이다. 지난 3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6'에서 공개됐다.
이번 양산에는 AI 인프라를 둘러싼 시장 변화가 배경으로 자리한다. 생성형 AI가 확산되며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양이 크게 늘면서 AI 반도체(가속기)에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업용 SSD가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9세대 V낸드와 4나노 기반 새 컨트롤러를 넣어 성능과 전력 효율을 크게 높였다. PM1763은 4TB·8TB·16TB 세 가지 용량으로 나오며 이 중 16TB 제품이 업계 최고 성능을 낸다. 16TB 제품 기준 데이터를 연속으로 읽고 쓰는 속도는 각각 초당 최대 2만8400MB, 2만1900MB다. 이전 제품인 'PM1753'보다 2배 빨라졌다. 이는 40GB 크기의 대형언어모델(LLM)을 1.4초 만에 옮길 수 있는 속도다. AI 반도체와 프로세서 사이의 데이터 지연을 최소화해 AI 작업 처리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PM1763은 차세대 AI 서버에 쓰이는 액체 냉각 방식에도 맞춰 설계됐다. 냉각판을 부품에 직접 붙이는 'D2C(Direct-to-Chip)' 방식을 활용해 부하가 큰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오랫동안 최고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전력 효율도 이전 제품보다 1.8배 이상 향상됐다. 회사 측은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안 기능도 강화됐다. 미래 양자 컴퓨터의 해킹 공격에 대비한 암호화 기술(PQC)을 적용했고, 가상화 환경에서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외부 침입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술(TDISP)도 넣어 AI 시대에 맞는 보안 요구에 대응했다.
이번 양산은 삼성전자의 AI 메모리 사업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HBM에 이어 기업용 SSD까지 AI 인프라 핵심 제품군을 넓히며, 글로벌 AI 서버 고객사에 메모리 제품을 통째로 공급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최장석 상무는 “PM1763은 업계 최고 성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사의 차세대 AI 플랫폼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고 제품 검증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이번 제품은 메모리 용량을 확장시켜 고객사의 AI 모델이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핵심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