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신계약 부진에도 2분기 선방…예실차 적자·고액사고↓

나광호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7.09 11:35

계리가정 변경 여파 신계약 판매 감소
실손보험료 인상·예실차 개선 보험손익 방어

車·일반보험 손해율 안정되며 수익성 회복
증권가 “2분기 실적, 당초 예상 웃돌 것”

손보업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화재·메리츠화재·현대해상·DB손보

올 2분기 손해보험사들의 표정이 어둡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변경 등으로 신계약 판매가 악영향을 받고 있지만, 수익성 하락을 발목잡던 요소들이 조금씩 개선되는 덕분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보험료 상위 4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손해율은 80.3%로 집계됐다. 4월(85.7%→85.4%)에 이어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p) 하락했다.


경상환자의 과잉진료를 제한하는 일명 '8주룰' 시행이 늦어지고 차량 5부제 특약이 도입되면서 손보사들의 불만이 축적되고 있으나, 보험료 인상 효과가 소폭이나마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장마철에 침수사고가 급증하면서 손해율이 치솟는 경향이 있지만, 2분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일반보험은 기저효과가 작용할 보종으로 꼽힌다. 지난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 국내·외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공장이 불에 타는 사례가 속출했다. 올해도 대전공장 화재를 비롯한 사고가 있었으나, 보험금 지급 규모가 줄면서 손익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 실손보험료 인상, 장기보험 부담 완화

업계는 2분기 흐름이 걱정했던 것보다는 양호했다는 입장이다. 건강보험을 필두로 하는 장기보험의 예실차(예상 보험금-실제 지급 규모) 적자 축소가 보험손익을 끌어올렸다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도 이를 포함해 전체 보험손익이 당초 예상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실손의료보험 보험료가 높아졌다. 이미 보험료 조정이 여러 차례 이뤄진 1·2세대 보다 3·4세대에 집중된 것도 특징이다. 3·4세대가 이전 세대 보다 보험료가 낮고, 가입자들이 도수치료와 영양제 주사를 비롯한 고액 비급여 진료를 받으면서 급증한 손해율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해상의 예실차가 -370억원에서 -140억원 수준으로 나아진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현대해상은 생·손보사를 포함한 실손보험 시장에서 18%에 달하는 점유율로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실손보험의 향방이 실적에 주는 영향이 타사 보다 크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DB손보(-660억원→-630억원)와 한화손해보험(-200억원→-20억원)에서도 개선세가 나타나고, 삼성화재는 흑자(270억원→140억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예별손해보험 재매각 본입찰에서 4곳(흥국화재·OK금융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JC플라워)이 최종인수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이전 보다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진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도 보험업종의 2분기와 연간 '본업' 영업이익·순이익 추정치가 3개월 전보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 해외투자·펀더멘탈 개선, 투자성과 견인

투자손익은 호재와 악재가 뒤섞였으나, 전체적으로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는 평가다. 투자손익 향상의 기저에는 2분기까지 호황이었던 증시가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빚투'를 무릎쓰고 뛰어든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 보다 강한 탓에 코스피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으나, 2분기만 놓고 비교하면 보유이원 개선 효과를 증폭시켰다.


삼성화재는 해외투자 결실을 맺고 있다. 정준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 캐노피우스가 삼성화재에 기여하는 정도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자체 실적 뿐 아니라 삼성화재의 지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6월 캐노피우스와 5억7000만달러(당시 기준 약 8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 지분율을 19%에서 40%로 끌어올린 바 있다.


DB손해보험의 경우 '불장'으로 인한 FVPL(당기손익-공정가치)손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지분율 100%' 미국 포테그라 인수 효과가 더해진다. 포테그라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2024년 1억4000만달러 상당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최근 환율로는 분기당 550억원 이상이 DB손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1200%룰' 확대 적용으로 줄어드는 사업비 부담도 실적으로 치환될 것"이라며 “신계약 판매가 부진한 것은 수익성 중심 영업을 외쳐온 기업들의 목소리가 현실로 나타나는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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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나광호 기자 입니다. 금융부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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